머무르지 않기 위해 멈추기

잠시 쉬어가기로 결심한 이유

by 송곳독서

6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동시에 5년 동안은 플래너를 쓰며 각자의 목표를 응원하는 모임도 이어왔다. 열 명으로 시작한 작은 모임은 어느새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 되었다.


어른이 되면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어렵다고 푸념한다. 그런데 나는 친구라는 말로는 부족한, 더 깊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사람들은 모임을 운영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힘들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그래서 더 오래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첫 번째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

매일 함께하는 시간이 당연해지는 순간, 감사함은 조금씩 사라진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였다. 누군가 남긴 한 줄의 후기, 조심스럽게 건네던 진심 어린 말들까지도.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그 모든 것들이 ‘원래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 익숙함을 다시 불편함으로 되돌려 보고 싶었다.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낯설게 바라보기 위해서.


두 번째 이유는 우선순위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은 뒤로, 나는 삶을 정리할 때 늘 순서를 먼저 떠올린다.

가족, 성장, 그리고 일. 이렇게 우선순위를 정해두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2순위인 성장이 1순위여야 할 가족의 자리를 넘보고 있었다.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좋은 일이라는 이유로, 의미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설득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는 그 순서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다.




마지막 이유는, 다시 나아가기 위해서다.

잠시 멈춘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1년 정도는 읽기보다 쓰기에 집중하려 한다. 더 많이 채우기보다, 이미 내 안에 쌓인 것들을 꺼내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더 이상 서둘러 대답하지 않고, 충분히 고민해보려 한다.


그 과정들을 예전보다 더 솔직하게 기록으로 남겨볼 생각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