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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가 쉬운 이유

행동으로 옮기기 전까지

by 송곳독서

17년 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처음에는 성공이라는 막연한 목표를 세워서 읽었고, 성공이란 단어가 희미해질때쯤 읽기 위해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실용적인 독서가이자 자기계발러를 꿈꾸었지만 많은 시간을 독서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읽기는 편하다. 독서가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겐 세상 편한 도구이다. 책만 읽으면 지구를 넘어 코스모스까지도 갈 수 있고, 내가 살아보고 싶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책 속에서 살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과거로 시간여행까지 가능하다. 문학책이 아닌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뭔가 하고 있지 않은데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문제다.


그저 읽는 것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에 빠지는 순간, 행동하지 않는 독서 속으로 빠져든다. 내가 모르는 지름길이 책 속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무한히 그 방법만을 찾는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아이템만 수집하는 컬렉터가 된다. 그렇게 읽기라는 안온함에 깊숙이 빠져들어간다. 출구를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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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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