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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독서 Mar 28. 2021

보통의 하루와 완벽한 하루

일일 계획 세우기, 하루를 제대로 살아보기

TV를 사지 않은 이유

저희 집엔 TV가 없습니다. 결혼할 때 아내와 상의해서 혼수에서 TV는 제외했어요. 한참 책읽기에 빠져 있던 그 당시, 거실을 서재로 꾸미는 멋진 계획을 세웠습니다. 결국 신혼집 거실을 내 책상 하나와 아내 책상 하나 그리고 커다란 책장 3개로 꾸몄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거실을 서재로 꾸민것은 잘 한 행동이었지만, 큰 책상을 두 개나 놓다니 인테리어 감각이 전혀 없었네요.(약간 사무실 느낌이...)


사실 TV를 사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제 의지를 믿지않기 때문입니다. 어릴적부터 주말 아침에는 디즈니 만화영화, 점심에는 날아라 슈퍼보드, 달려라 하니와 같은 만화를 꼭 챙겨서 보았습니다. 좀 더 커서는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잠드는 때가 많았어요. 한 번 TV를 보면 쉽게 끄지 못하는 습관때문에 아예 없애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네요. 유튜브와 넷플릭스. 그 둘 중에 중독성이 더 강한 것은 넷플릭스 같아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끝낼수가 없습니다. 지난 설 연휴동안 명작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나의 아저씨>를 호기심에 1회 시청했습니다. 결국 하루에 3회씩 몰아보는 집중력과 끈기(?)로 몰입해서 보고 말았어요. 다시는 넷플릭스에 접속도 안하기로 했습니다. 큰 후회를 하면서 말이죠.


보통의 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저씨>는 여운이 남은 드라마입니다. 영상, 대사 그리고 음악도 좋아요. 특히 드라마의 중간중간 자주 나오던 ‘보통의 하루’라는 곡은 여전히 퇴근길에 한 번씩 듣습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박동훈(이선균)이 무심하게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 갈때 나오던 배경음악인데요. 퇴근길에 들으면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라고 이야기해주는것 같아요. 아주 담담하게 말이에요. 


나는 괜찮아 지나갈 거라 여기며 덮어 둔 지난 날들

쌓여가다 보니 익숙해져 버린 쉽게 돌이킬 수 없는 날

그 시작을 잊은 채로 자꾸 멀어지다 보니

말할 수 없게 됐나 봐

오늘도 '보통의 하루'가 지나가 


노래를 들으면서 오늘 흘려보낸 보통의 하루를 생각해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면서의 하루를 잠시 떠올려봅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보통의 하루였을까? 완벽한 하루였을까?


완벽한 하루

완벽한 하루가 있기는 할까요? 무엇이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를 이번주에 고민하고 고민했습니다. 이번주에 이루리클럽 미션으로 (완벽한)일일 계획을 세워보세요!’라는 말을 별 생각없이 툭 던졌습니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생각한 미션인데, 다들 정말 어렵다고 말합니다. 완벽한 하루라니요.


뒤늦게 생각해봅니다. 나의 하루를 보통의 하루가 아닌 완벽한 하루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월화수목금

고민의 결과, 혼자만의 답을 내렸습니다. (저에게는) 보통과 완벽을 구분하는 것은 ‘내가 세운 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실행했느냐?’가 기준이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서 설명해볼게요.

하루의 시작은 플래너에 일일 계획을 적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영어, 운동, 독서, 글쓰기’를 아침과 저녁에 배치하고, 일과중에는 업무를 배치하죠.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것이에요. 모든 계획을 다 해내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아니까요.


하루 일정을 개인과 업무로 나누고, 다시 중요한일과 중요하지 않은일 그리고 급한일과 급하지 않은일 이런식으로 구분합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일을 먼저하면 됩니다. 그 다음은 급한일, 마지막으로 급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계획을 달성하면서 하나씩 채워나가는게 중요해요. 말로 하기는 이렇게 쉽습니다. 하루에 해야하는 것들이 10개라고 했을때 8개 이상 한다면 완벽한 하루, 4개에서 7개 정도면 보통의 하루, 3개 이하면 대충의 하루가 되는 것이죠:)


토일 

주말은 조금 달라요. 일단 일정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요. 정말 중요해요! 그건 새벽시간일수도 있고, 점심 먹고 아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일 수도 있고, 아니면 늦은 저녁시간입니다. 핵심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나 혼자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나누는 것이죠.


주말에는 가족의 시간과 혼자만의 시간의 조화가 되어야 완벽한 하루가 됩니다. 

토요일, 일요일도 똑같이 ‘영어, 운동, 독서, 글쓰기’는 진행해야 하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한 후에 걷기를 하면서 해리포터를 듣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독서를 1시간 정도하면 아들이 깨어나죠. 이 때부터는 가족의 시간입니다. 지금부터는 내 시간을 가지려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되요. 깔끔하게 내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오전, 오후를 보내면 저녁에 1~2시간 정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겨요.

 

가족의 일정만 따라서 하루를 보내거나 나만의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면 어딘가에서는 불만이 나오게 되죠. 주말은 목표한 계획을 다 하겠다는 것보다는 얼마나 '균형있는 삶'을 살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균형있는 삶이 완벽한 하루의 다른말은 아닐까요?


일일 계획 세우기

보통과 완벽을 적절히 믹스해서.

모든 하루가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완벽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없어요. 이상과 현실은 다르듯이 완벽과 보통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대충보낸 하루가 있어야 완벽한 하루도 있는 거니까요. 아주 가끔 단 하루만이라도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보는 노력만 있으면 됩니다. 오늘은 나에게 그 완벽한 하루를 선물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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