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송곳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곳독서 Apr 24. 2022

날마다 무거운 백팩을 메고 출근하는 이유

당신의 가방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적습니다. 역시 글도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적어야 하는데요. 조금 쉬면 그 패턴이 또 금세 익숙해지고 편안해집니다. 사실 글을 적지 않는 게 더 편한 삶이긴 하죠;) 요즘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인사이동 후 업무가 많아서

2. 그냥 쓰기 싫어서


첫 번째 이유가 가장 큰 이유지만, 어찌 보면 핑계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하나의 글을 적는 데는 짧으면 1시간이면 적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번째 이유가 생각났어요. 그냥 글일 쓰기 싫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쓰는 것도 물론 방법이지만(습관의 힘!), 물론 평소에 저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생각 없이, 꾸준하게 하루에 천 자씩만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적고 보니 밥맛이네요. 한 동안은 글 쓰는 것을 좀 줄이고 책을 더 많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책에 대한 이야기나 자기 계발에 대한 이야기를 더 적어볼까 해요. 뭐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난 대로 적을 수도 있겠네요. 오늘은 글쓰기 대신에 하루 중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책 읽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학생처럼 커다란 검은색 백팩을 메고 출근합니다. 제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내는 좀 가벼운 가방을 들고 다니라고 이야기하죠. 여행을 가든지 출장을 가든지 거의 비슷한 내용물을 챙겨서 다닙니다. 실제로 제 가방에는 많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가끔 우스갯소리로 말합니다.


‘가방은 나랑 한 몸이야. 그리고 이 가방만 있다면 지금 바로! 세계여행도 떠날 수 있어!’


실제로 한 동안은 가방에 여권도 가지고 다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출장을 자주 다니던 습관과 뭐든지 필요한 것은 가지고 다녀야 하는 성격의 조합으로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 채 많은 것을 가지고 다닙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볼까요?


'프랭클린 플래너, 책 2권, 지갑, 무선 키보드, 여분의 마스크, 접이식 우산, 노이즈 캔슬링 되는 큰 헤드폰, 노이즈 캔슬링 안 되는 작은 에어팟, 사계절 들어있는 겨울장갑, 귀마개 2개(예비용 포함), 직장 출입증, 립밤, 안대, 비타민, 필통, 독서용 플래그 등등(한때는 여권과 도장도;;)'


이렇게 적고 보니 참으로 욕심껏 가지고 다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그래도 뭐 마땅히 빼고 싶은 것은 없습니다. 이 가방을 메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릅니다. 직장에 갈 생각보다 출근길에 읽을 책 생각에 설렙니다. 매일 밤, 책을 고르는 것도 꽤나 심각하게 고민을 합니다. 날씨와 기분 그리고 그날의 일정을 생각해서 책을 골라야 하니까 말이죠.


한 권으로는 아쉬워서 두 권의 책을 고릅니다. 가끔 벽돌책을 읽을 때는 한 권의 책만 고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두 권의 책의 분야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고릅니다. 한 권이 자기계발서나 경영분야의 책이라면 다른 한 권은 문학이나 예술 분야의 책을 고르는 식이죠. 하지만 꽤 고민해서 저녁 감성으로 고른 책도 다음날 아침 기분에 따라서 바로 변경되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갑자기 생각나는 책이 분명 있거든요.


그렇게 매일 아침 출근길이 기다려집니다. 모든 게 들어있는 나만의 완벽한(?) 가방을 메고 지하철에 오른 다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귀마개를 꺼내는 것이죠. 노란색 귀마개를 꾹 눌러서 양쪽 귀에 잘 집어넣으면, 3초 정도 있다가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고, 지하철은 나만의 독서 공간이 완성됩니다. 그럼 그때부터 집중해서 책을 읽습니다. 가끔 몰입해서 읽다가 허겁지겁 환승하기도 하면서요.


퇴근할 때는 귀마개 대신 커다란 헤드폰을 집어 듭니다.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헤드폰을 벌써 3년째 사용 중인데요. 매일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제 인생 물건입니다. 조금 고가의 제품이기는 하지만, 투자 대비 가장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퇴근길에 헤드폰을 쓰는 이유는 아침과는 다르게 잠이 몰려오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책을 읽거나 오디오 북을 듣습니다. 집중력은 출근길이 높지만 감성은 퇴근길이 좋습니다. 뭐 둘 다 좋다는 말이에요.


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삶도 상상해보곤 합니다. 그래서 경제적 자유와 프리 워커에 대한 책도 읽고 있죠. 자연스럽게 출근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 또는 집이 곧 직장인 삶을 상상해보곤 합니다.


일을 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지 않는 삶이라...


물론 많은 부분이 좋겠지만, 확실하게 한 가지는 아쉬울 것 같습니다. 바로 매일 저녁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고른 후 출근하면서 책을 읽던 시간입니다. 그럴 때는 그 기분과 행복을 느끼기 위해 지하철을 탈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출근길에 노란색 귀마개를 쓰고 검은색 큰 가방을 메고 책을 읽는 사람이나, 퇴근길에 검은색 헤드폰을 쓰고 역시나 검은색 큰 가방을 메고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인사라도 해주세요.


가방에 두 권씩 넣어 다니는 책 중에 한 권의 책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뭐 그런 우연이 흔하지는 않겠지만, 실제로 생긴다면 우주가 도와준 것일지도:)


사진 출처 : Photo by KAL VISUALS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