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자기계발에 대해
대부분의 자기계발은 실패로 끝이 납니다. 어쩌면 실패라기보다 포기로 끝이 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겠네요. 우리는 ‘무슨 이유로’ 자기계발을 시작하고, 또 ‘어떻게’ 나를 바꾸고 싶어 할까요? 우선 이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자기계발의 시작입니다.
이런 고민도 없이 그저 ‘부푼 희망만을 가지고 느낌대로 비행기를 타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을 해봅니다. 일단 비행기만 타면 어딘가로 데려가 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가지고 말입니다. 사실 나는 히드로공항에 도착해 런던을 여행하며 빅벤을 보고 싶었지만, 어쩌다 잘못 탑승한 것이 뉴욕행 비행기라면 중간에 내리지 못하고 뉴욕까지 갈지도 모르죠. 그러니 무언가를 하기 전에 '왜 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첫 번째, 무슨 이유로?
보통 자기계발을 한다고 하면 이런 것들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나는 적어보는) 자기 계발 리스트
쓰기 : 플래너 쓰기 <일기 쓰기 <글쓰기 < 책 쓰기
읽기 : 사설 <신문 <책 <논문
습관 : 미라클 모닝 <수면 <명상 <요리
운동 : 걷기 <달리기 <수영 <바디 프로필?
공부 : 어학 <자격증 <승진시험
(아! 가장 중요한 것을 빼먹을 뻔했네요.)
투자 : 암호화폐 <주식 <부동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랜딩까지!
이 수많은 자기계발 목록 중에 한 두 가지를 고를 텐데요. 그것을 고르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이 다들 한다는 이유로 엉겁결에 따라서 하거나 막연히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시작하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한두 달 정도 지나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라는 마음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죠.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더라도 삶의 ‘작은 변화’라도 원한다면, 내가 진정으로 변화하고 싶은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제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말하면, 그저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과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 읽었던 책이 <시크릿>과 <꿈꾸는 다락방> 같은 자기계발서였습니다. ‘열심히 책을 읽고’, ‘간절히 끌어당기면’ 성공이 다가올 것이라 말하고 있었죠. 그래서 정말 열심히 자기 계발서를 읽었고, 시간 날 때마다 성공을 끌어당겼습니다. 그래서 성공했을까요?
물론 실패했죠. 대신에 ‘독서’라는 습관을 얻었습니다. 행동하지 않고 열심히 읽기만 하는 독서가가 되었습니다. 3년 정도는 그렇게 읽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읽기만 하는 것도 지겨웠던지 조금씩 행동으로 옮겨보는 단계로 넘어갔죠. 역시 변화는 행동에서 오나 봅니다. 변화를 위해 자기계발을 한다면, 반드시 내가 원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막연한 목표를 세우면 ‘대충 그 어디쯤’ 도착할 뿐입니다. 아니면 조금 더 먼 곳에 내릴 수도 있고요.
새드엔딩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새드엔딩일지라도 그 과정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 과정들이 있어서 결국에는 이곳으로 안내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빨리 도착했다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요. 돌아오면서 배운 것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원래 가려고 했던 런던보다 뉴욕에서 더 큰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뉴욕까지 못 가고 하와이에 정착하는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의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1962년.
우리는 택시를 타고 와이키키 해변으로 갔다. 해변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모텔을 숙소로 정했다. 우리는 단번에 짐을 옮기고는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중략)
(필 나이트, 나이키 창업자) : "여기에 계속 머물까? 서둘러서 떠날 필요가 있을까?
(그의 친구) : "다른 계획은 어떡하고? 세계 여행 말이야."
(필 나이트) : "계획은 언제든 바뀔 수 있어."
(그의 친구) : "좋은 생각이야"
우리는 (하와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백과사전을 방문 판매하는 일이었다. 그다지 매력적인 일은 아니지만 매일 오후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서핑을 할 시간이 충분했다.
배경사진 : Photo by Jerry Zhang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