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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은 Dec 18. 2020

기억의 향기와 색깔

꿈으로 피는 꽃

기억의 향기와 색깔

기억이 
가끔씩 가슴으로 내려와
살랑이는 향기로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기억이
저마다 다른 인식표로
머릿속 우주의 항행 지표가 되어

그리운 것은 그리움대로 
지우고 싶은 것은 지운채로
사랑하지 못한 것들은 
사랑할 수 있도록 살게 해서

기억은 
따스하게 채우는 색에서 
차갑게 아린 색까지
상상하는 색에서 망각하는 색까지

서로 다른 향기와 색깔로 빼곡히
각자 다르게 매달려 기억의 시공을 채울 때

세상살이 짙은 향기로 
사랑하고픈 색이 많아질 때
기억의 평안이 피곤함을 잊게 하곤 한다.


"인간의 머릿속은 작은 우주와 같다. 기억하고 싶은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고, 스스로 망각해서 심리적 편안함을 가져온다. 그러나 기억은 어느 구석 한 귀퉁이에라도 인식표를 달아 결코 잊을 수 없도록 숨겨 놓고, 꼭 기억해야 할 시점이 되면 꺼낼 수 있도록 한다. 기억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다.
잊지 못한다는 것, 지워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기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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