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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은 Jul 31. 2021

매듭을 풀며

꽃으로 피는 꽃

매듭을 풀며


너른 평상 위로 살랑이는 바람 불면

마음을 내려 얽힌 실타래를 펼치고

얽힌 매듭을 한 올 한 올 살펴보면


오래전 먼 하늘 위로 매달린 연이

얽힌 실 위에서 멈춘 시간을 날고

과거를 거슬러 찾아낸 꼬인 매듭은

멈추어진 시간의 무게를

감내하기도 바빴다.


어제부터 불던 바람이 오늘 그칠까

멈춰진 시간 속에서 조바심 내던 생애는

바람에 몸을 내맡긴 그 자리 기다림으로

꽃이 되지는 못하였지만

매듭은 멈춰진 시공 위에 쌓인

인연을 따라 스르르 힘을 잃어갈 때


가슴의 실타래는

세상의 시간이 통한 후에야

변화를 따라 풀렸고

어디까지 풀려나갈지는

알 필요가 없어졌다.


"멈추어 서 있는 것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환경 속으로 자연스레 녹아들어 갈 마음을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에 적응하며, 사는 방식과 생각을 바꾸어 다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세상이 내 속으로 들어올 때도 있다.

강남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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