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108.
간이역
차장을 너울대던 햇살사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 위로 나를 내려놓고
기적소리 조급하게 울리며
바람처럼 열차는 간이역을 떠났다.
잠시 시간이 멈추어선 간이역
석양이 번지는 바다의 공간 속에서
지나온 일상의 흉터를 더듬으며
파도처럼 거친 세상풍파가
한가로운 물결로 바꾸어지길 기다려
간이역이 준 일상 평화로 담고
지금 주어진 운명이라는 풍경위에는
무심히 흐르는 생활의 여백과
시간의 지도를 펼쳐
푸른 바다가 접하는 별빛 흐르는 하구와
초승달을 띄운 돛단배를
세월 속에 그려 넣었고
마음에 새겨진 옹이는
꽃 피고 바람 불어 꽃비 날리며
조용히 흐르는 강을
가슴에 담는 것으로 파내고
간이역에서 채운
여유와 기다림을 가지고
다음 기차를 타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루, 한 달, 일 년에서 평생 동안 우리는 간이역 같은 잠시 쉬어갈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 속에서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렸던 것들을 생각해 가며, 세상살이 어디쯤에서 멈추고, 어디쯤에서 이어야 하는지를 돌이키며, 무심한 듯 준비한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가며 생활을 즐기는 것도 사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