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121
귀천
엄마는 단 육 개월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급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
어느새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뚜렷하고
아직도 누군가의 부고를 들으면
가슴에는 휑한 바람이 지나간다.
사람의 생이 그러하듯
누구나 가진 우여곡절을 가슴에 품고
한평생을 걱정으로 사는 세월
당신의 그곳은 행복하시지요.
우리는 당신께서 그르셨던 것처럼
자식 걱정과 생활의 무게로
근심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그리움과
함께 오는 행복한 시간들이 있어
사람살이를 잘 가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엄마가 하늘로 가신 후 순서 지어진 것처럼
일가친척들이 한분 한분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사람이기에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이별
죽음을 앞두고도 꼬리를 무는 걱정
쉬 떨어지지 않았을 발걸음을 생각하며
영혼의 안식을 기도할 때마다
누구나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나
몸은 땅으로 돌아가고
혼은 하늘로 올라가는 공평함이
윤회로 이어질 지도모를 일이지만
평화로움으로 마침표를 찍어내리라
믿으며 살아갈 생각이어서
가끔은 꿈자리에서
엄마 얼굴을 보는
행복한 잠을 상상하곤 합니다.
“사람은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나 몸은 땅으로 돌아가고 혼은 하늘로 간다. 종교와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이 틀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 것만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진리인 것 같다. 윤회가 있어 알 수 없는 반복이 이루어져도 끝이란 누구에게나 있고 그 끝이 평화로운 마침표로 끝이 날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