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喪失)
중년으로 사는 연습 3.
상실(喪失)
뜨거운 태양을 가슴으로 맞이하며
흐르는 땀방울 조차도
느끼지 못하던 욕망이
세상으로 흘러가지 못한 채
굳어버린 용암처럼 거창한 흔적만이
허무함으로 남겨졌다.
몸을 움직여
어지러운 생각을 지워내고
남겨진 욕망의 찌꺼기가 순수한 열망으로 변해
몸 깊은 곳으로부터 온 소소한 희망이 되어 갈 때
새로운 희망에 대한 또 다른 상실(喪失)이
두려움으로 다시 또 밀려와도
어려움을 반복하여 격어야 하는 시절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생활만이
삶의 윤활유가 될 때
빗속을 헤쳐 나와 홀로 부는 바람처럼
구름 사이에서 아스라이 퍼지는 햇살처럼
상실(喪失)로 오는 두려움이
메아리 사라지듯 지워져 가고
이제는 비워 내는 것으로
상실(喪失)을 준비를 하여 살아가야 한다.
"무엇이던 조금씩 잃어 간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내려놓는 것으로 줄어든 만큼, 그 이해의 폭과 상상의 폭이 조금 더 넓어져서 퇴화를 줄이며 살 수 있다면 다행한 일인 것이다. 아직 인생이 행복한 와중에 진행 중인 생활이고, 할 일이 더 남아있다는 것은 어쩌면 더 다행한 일 일 것이다.”
청계천 복원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