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時節) 초안
중년으로 사는 연습 1
시절(時節)
세상살이 밥벌이가 힘에 부치는 시절
세상사는 고뇌(苦惱)를
자존심으로 치부하고
살아온 날들 속과(過)와 실(失)을
인내(忍耐)의 시간으로 참아내며
내가 지켜주어야 하는 것
선택이 필요하지 않은 것
사랑이 필요한 것들을 위해
욕망을 누린 젊은 시절(時節)
모르는 척 미루어 둔 것들 중
하기 싫어했던 것들을 손에 쥐고
이제서 보이는 가슴의 얼룩들을
착해진 눈으로 돌아보아야 하는
시절(時節)
청준의 해방과 자유를 위한
이기적 선택을 소유하였던 것처럼
지금은 거리를 두고 있었던
일들의 의미를 작은 여유로움으로
공유하며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시절(時節).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길게 펼쳐놓고 보면 어쩌면 꿈꾸어 온 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길게 세상을 살아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고, 세상을 살아내는 무게는 여전히 버겁지만 선택은 필요 없고 인내만이 필요한 시절에 와서 보니 가진 것을 들어내는 만큼 마음이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