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이 브런치는 어떤 글 맛집인가요?

Ettie의 첫 번째 다능인 프로젝트, 브런치의 글 메뉴를 소개합니다.

by 일상여행자
ettie 2-2.jpg Copyright 2022. Ettie

여행 중에는 일부러 검색하지 않고 발길이 닿는 대로 골목의 작은 가게를 들어갈 때가 있다. 투박하게 종이에 적어 내온 메뉴판에 그 가게의 개성이 드러나는 2~3개의 메뉴만 적혀있곤 했다. 어떤 가게는 개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메뉴로만 구성하고, 또 어떤 가게는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데 그 차이가 오늘은 파스타만, 내일은 디저트만 정도의 커다란 차이를 두고 선정해 인상 깊었다.



1. 메뉴 하나만 잘해도 성공하기 힘든 시대에

여러 메뉴를 준비했다고요?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오프라인에서 이루지 못한 공간의 꿈을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기 위해 브런치를 열었다. 내가 공간을 만든다면 어떤 공간일까 했을 때, 그건 그림만 그리는 곳이라던가,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날 기분에 따라오는 사람도 하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맛볼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가능하면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제한 없이 제철에 맞는 메뉴와 글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선보였던 글 메뉴를 22년 11월 22일 새로이 바꾸어 다시 릴리스했다. 경험도 없이 가게를 열었으면서 어깨에 힘이 너무 잔뜩 들어갔던 모양이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메뉴도 바꿔보고 분위기도 바꿔보는 작은 노력이라고 여겨줬음 하는 마음이다. 갈 때마다 다른 메뉴를 파는 것도 혼자 하는 작은 가게의 묘미가 아닐까, 스스로를 위로하며.



2. 그러면 어떤 글들을 읽을 수 있나요?


첫 번째 디쉬 <달거나 떫거나, 나의 휴직 여정기>

휴직한 디자이너의 다능인 삶 도전 기록


회사를 다니는 동안 내 일주일의 5/7은 회사의 것이 된다. 자의로 살아가는 삶보단 타의로 살아가는 삶, 내가 그리는 내 모습보다는 조직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비중이 크다. 모든 직장인들은 가슴에 '퇴사를 한다면' 문장 한 줄 쯤은 품고 내가 하고 싶은 나다운 일을 하는 삶을 꿈꿀 것이다. 세 번째 메뉴이자 현재 읽고 있는 이 글에 이어 연재될 주제는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한 1년 휴직의 개인적인 기록이다.


삶에는 가능한 많은 레퍼런스가 필요하다. 우리가 회사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주위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인으로 살고 있고, 살아왔고, 살아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퇴사 시대에 맞춰 무조건 퇴사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정답이 다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원으로서도 어떤 다른 형태로의 변주가 가능할지, 혹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삶은 없을지 주어진 1년의 시간 동안 실험하고 실패하고 배우려 한다. 그 모험의 끝에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에게 조금은 다른 형태의 삶의 레퍼런스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 휴직 여정 글은 이 메뉴 소개 글에 이어집니다.




두 번째 디쉬, <뉴욕의 평일들>

학생, 아티스트, 여행가로 두 달간 누벼본 뉴욕의 평일 풍경


가끔 외근을 나가 점심을 먹고 카페에 커피를 사러 가면 우아하게 평일에 햇살 머금은 카페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초점 풀린 눈으로 관찰하곤 했다. 그리곤 속으로 주술처럼 나도 휴직을 한다면, 퇴사를 한다면 평일에 카페에서 빛을 쬐는 사람이 될 거야 중얼거렸다. 그리고 드디어 휴직을 한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로 뉴욕에서 두 달간 살아보기로 했다. 매일 낮의 햇빛을 머금은 뉴욕의 카페를 가는 나를 상상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가기에 앞서 지금과는 다른 나를 설정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여행자, 작가, 학생이라는 새로운 명함으로 뉴욕을 떠나게 됐다. 두 달 동안 익숙하디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살아보는 여행자의 신선한 시선과 흔하게 지나칠 법한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좇는 작가의 섬세함을 갖고 싶었고, 새로운 인풋을 온몸으로 흡수하는 학생으로 오랜만에 돌아가고 싶었다.


이 기록은 모든 여행기가 그러하듯 역시 집이 좋은거야와 정말 행복하다의 조금은 어색한 합주다. 그래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누군가에겐 가장 뾰족한 레퍼런스가 될 수도 용기가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세 번째 디쉬, <서른,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단어를 음미하는 삶


처음으로 내가 그린 그림이 미화 게시판에 걸렸던 초등학생 시절부터 디자인을 전공해 디자이너로 살아온 이십 대까지 나의 모국어는 시각 언어였다. 한 장의 사진, 한 장의 포스터라는 아름다운 그릇에 담긴 이야기를 사랑했다. 그러나 스무 살부터 밥을 먹듯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던 일기를 쓰는 습관은 이미지보다 더 강력한 많은 문장과 단어들을 남겼다. 때로는 오색찬란한 이미지보다 한 단어가, 한 문장이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가장 생생한 형태로 잡아 올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두고두고 곱씹으며 다른 맛과 향으로 피어나는 그 무궁무진함이 좋았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할 좋은 핑계를 주는 서른에 국문과 혹은 문예 창작학과 첫 수업에 발을 디딘 한 신입생처럼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스무 살의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디자이너였는지 생각하면 십 년이면 사람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미숙하지만 용기 한 스푼을 얹어 섬세하게 고른 단어와 문장으로 관찰한 세상과 감정들을 기록할 예정이다. 글로 시작해서 글로 마무리되는 나의 삼십 대를 꿈꾸며 소박한 첫 맞춤 표를 찍어보려 한다.



마지막 디저트 디쉬, <아트 웹진, Another twilight>

상상으로 가득 채워진 홈파티 컨셉 아트 매거진


전시를 보거나 공간을 놀러 가면 나올 때 즈음 손에 쥐어지는 엽서나 굿즈에 기분이 더 좋아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글이 주가 되는 공간이지만 하나쯤은 이미지가 주가 되는 글로 이 공간을 나가기 전 손에 쥐어진 형형색색 캔디를 만들고 싶었다. Another_twilight은 '상상으로 가득 찬 홈파티'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메시지와 비주얼을 버무린 컨셉 아트진이다. 비일상적인 이미지들 속에서 영감을 얻고 기분 좋게 입안에 풍기는 'Visual Candy'가 되길 바라며 한 달에 한 번 브런치에도 발행된다.




3. 앞으로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브런치는 디자이너가 아닌 '글 쓰는 사람'으로서 나를 마주하는 첫 도전이다. 부족하지만 브런치에 이은 제2의, 제3의 공간들을 더 많은 채널과 공간에서 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성장하는 혹은 실패하는 모습 공유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식당은 수년의 경력과 장인 정신으로 완성된 셰프뿐만 아니라 섬세하게 손님을 살피고 손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고 믿는다. 이 브런치는 대단한 경력의 셰프는 없지만 어딘가 느슨하고 편안하게 독자의 말을 듣고 변화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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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테리어, 일상은 인스타그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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