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사랑
당신을 생각하며 써왔던 글은 어느새 몇 권의 책이 되었어. 그거 알아? 두 번째 책에 쓰인 시인의 말 말이야 그 무엇으로도 사랑을 쓸 수 있다는 말 그거 당신을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었어 나는 세상 모든 게 당신이었으니까
낮에 뜨는 해 밤에 뜨는 달 항상 반짝이는 별 불어오는 바람 추적추적 내리는 비 시리도록 차가운 눈 봄에 피는 꽃 여름날의 뙤약볕 푸릇한 새벽, 들, 강, 산, 바다 뭐하나 당신이 되지 못하는 것은 없어 그중에 바다는 당신을 꼭 닮았지. 그래서 유독 바다를 자주 썼어. 당신은 혹시 알고 있을까?
언젠가 당신이 그랬지 나는 금방 당신을 잊고 지낼 거라고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말이야 보다시피 나는 전혀 그러지 못했어.
있지 다른 건 똑똑하던 당신이 유일하게 잘 몰랐던 게 나였어 그때도 지금도 당신은 나를 몰라 내가 얼마나 당신은 그리워하는지 곁에 있을 때도 옆에 두고도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지
나에게 있어 시는 당신과 같아 사랑을 시로 표현하며 써내려갈 때의 내 모든 감정은 당신을 사랑하며 느꼈던 감정과 꼭 닮았거든
”세상에 이토록 아름답고 고통스러우며 슬픈 것이 또 있을까.“ 라고 쓴 시인의 말 마지막 구절 있잖아
실은 당신을 말한 거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나를 고통스럽게 하며 슬프게 하는 당신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