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놓아줄 용기
어떻게 사랑이 어떻게 네 마음이 그렇게 식을 수가 있냐며 원망 섞인 말과 함께 울분을 토해 뱉는 나를 보며 너는 말했다. ”언젠가 네가 거리에 핀 꽃을 꺾어다 내 손에 쥐여준 적이 있어 기억나? 있지 그 꽃 네가 꺾은 그때부터 시들어가기 시작한 거야 생명력을 점점 잃게 되거든 그렇다고 그걸 슬프게만 생각할 수 있나? 예쁜 꽃을 꺾어다 줄 때에는 언젠가 시들어서 버려질 것도 생각해야지 애초에 내 손에 쥐었을 때에 놓아줄 용기를 가지고 줬어하는 거지
사랑이라고 별수 있겠어? 아무리 예쁜 사랑이라도 끝은 있는 법인데 그렇잖아 사람도 사랑도 말이야 가졌다면 놓아줄 용기도 필요한 거야 사랑을 시작할 때 그 사랑을 고백하고 표현할 때의 용기처럼 포기하고 놔주고 버려질 용기 그것도 필요한 거야
각자의 몫인 거지 모든 건, 내가 용기 내 너에게 이별을 말하는 것도 그 말을 들은 네가 나를 놓아줄 마음을 가질 용기도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마음으로 이별해야만 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라는 거야“ 그래, 결국 네가 하는 말이 모두 맞았다.헤어질 결심 헤어질 용기 헤어질 마음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마주 보며 사랑을 말하던 우리가 마주앉아 이별을 말할 때 나는 차라리 너를 꺾어 내 손에 쥐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