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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Jun 22. 2024

사분오열 (四分五裂)

 여러 갈래로 갈기갈기 찢어짐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이었다. 그때 당신의 그 눈빛만으로 내 마음은 수갈래로 찢어졌다.

사랑이 변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그 마음은 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 생각해봤다. 딱히 생각나는 건 없었다. 그게 문제였을까? 내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 지금 당신의 변해버린 눈빛의 원인이 되었을까? 나는 바보같이 아무것도 몰랐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배신감이 차올랐다. 하지만 나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사람이 변하면 그것은 분명히 티가 나기 때문이다. 모른척했겠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 우리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나를 속이고 모르는체했겠지.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끝이 아주 조금은 멀리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별이 다가오는 것을 피해 도망 다니 던 내가 문제였다. 차리리 부딪히며 앞으로 나아가야 했을까? 그랬다면 이별이 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었을까?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결론은 결국 우리는 그냥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딱히 방법이 없었다. 돌아서 버린 너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방법도 더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너의 눈빛을 모른척하는 방법도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끝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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