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존재했던 것이 사라지는 건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다. 내 안에 존재했던 사람이 사라지는 것도 누군가와 함께했던 장소가 사라지는 것도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하나 슬프지 않은 것이 없다.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은 사람을 무너지게 한다. 가령 누군가와 이별하고 난 뒤 남겨진 사람을 상상해보자 세상은 똑같이 돌아가지만, 그 사람의 세상에 존재하던 가장 중요한 사람이 사라져 버리고 남겨진 슬픔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사람 말이다. 그 심정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장소 또 어떠한가? 추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은 존재했었던 것을 부정당하는 느낌이다. 그곳에 남아있던 누군가의 추억, 혼자만의 기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니까 이제는 그곳에 가도 그때의 우리가 그때의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아마 겪어본 사람은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빌었었다. 너는 어디 가지 말고 내 곁에 남아있어 달라고 그렇게 애원했었다. 하지만 사람이든 장소든 내가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