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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Sep 09. 2024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

오늘은 진지한 이야기 입니다

오늘은 진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최근 들어 몸에 이상이 오는 곳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디서도 잘 하지 않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써내려가 보려 해요.


저는 1형 당뇨라는 당뇨병을 앓고 있어요. 이 당뇨병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2형 당뇨병과는 다르게 어렸을 때 발병해서 췌장기능이 아예 상실된 상태를 말하는데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한 건 식생활의 문제는 아니고 유전적인 요인일 수도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찾아온 것일 수도 있어요. 저는 그냥 운이 지지리도 안 좋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태어나자마자 눈을 다쳐서 오른쪽 눈이 실명이 된 상태이고 그렇게 33년을 살았습니다. 나름 건강하게 자랐는데 크면서 점점 아픈 곳이 많아지더라고요. 눈이 안 보이는 것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게 정상적인 시야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들이 부러운 적도 없었어요. 다만 눈 안에 있는 상처로 놀림은 많이 받았어요. 어릴 때는 다 그렇잖아요.



애꾸라는 둥 장애인이라는 둥 괴물이라는 둥 그런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죠. 어린 마음에 매일 울고 상처도 받고 그랬는데 자라면서 오히려 강해졌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남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으니 이것을 극복하려고 외모에 상당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외적인 부분을 엄청나게 발전시켰습니다. 제가 옷이나 머리스타일 얼굴에 신경 쓰는 이유가 다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의안을 끼고 있어서 외적으로는 시각장애가 표시나 지는 않아요. 말하기 전까지는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이죠. 다만, 한쪽이 안 보이는 상태로 평생을 살아와서 나머지 한쪽 눈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것이 참 미안하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 남들이 평생 세상을 보는 것처럼 끝까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은 버려야 했습니다. 의사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며 남들보다 일찍 못 보게 될 거라고 그러시더군요.



현재는 백내장까지 온 상태라 시야가 거의 뿌옇고 글자를 보는 게 힘이 들어요. 병원에서는 백내장 수술이 여러 번 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고 인생에 한 번 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재발 우려가 크고 부작용도 있어서 제가 아직 너무 젊고 더군다나 한쪽 눈만보이니 더 신중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수술밖에 답이 없는데 무턱대고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참 답답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주어진 상황에 온 힘을 다해봐야겠지요. 어떻게든 될 것이고 결국엔 다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뇨로 인해 온 합병증이 참 많아요. 망막병증, 다발성 신경 통증, 운동기능장애, 소화기관장애, 신경장애 등 말만 들으면 참 무섭죠? 그렇지만 저는 무섭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겨내고 있으니까요! 저는 29살에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실려간 후로 약 1년을 못 걸었어요. 기어 다니며 매일 밤을 온몸을 찢는 고통을 견디고 마약성 진통제부터 패치까지 안 해본 게 없었어요. 그런 제가 이를 악물고 재활을 하고 그것을 이겨내고 지팡이를 짚고 걷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결국 지팡이 없이 걷게 되었고 지금은 걷고 뛰고 나는 거 빼고 다 합니다. 이처럼 노력하면 안 되는 거 빼고 다 된다는 것을 저는 몸소 느끼고 체험을 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일이든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하고 안 되면 되도록 죽으라고 노력해요. 최근에 돌발성 난청이 와서 병원에 입원하였고 검사 결과 110데시벨 이상으로 농인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재 왼쪽 귀는 들리지 않는 상태입니다.



치료를 받고 있긴 하지만 예후가 안 좋을 거라고 해요. 기저 질환도 있고 애초에 처음부터 상태가 너무 안 좋았었어요. 그래서 보청기를 껴야 할 수도 있다는 데 그것도 70데시벨까지 청력을 올려야 가능하대서 치료 중이에요. 눈도 안 보이는데 귀까지 이러니 진짜 절망스럽긴 하거든요? 온종일 귀에서 웅웅 소리 삑 거리는 기계음 소리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머리가 아파요.



기본적으로 너무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이명이 3분에 한 번씩 찾아오니 돌아버리겠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미친 듯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뭐라도 하고 무엇에라도 집중해야 조금이나마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지금 제 상태는 이렇습니다. 건강도 일도 글 쓰는 것도 고민이 많아요. 일은 매일 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학업으로 조금 발전시켜볼까도 하고


저처럼 글 쓰는 분들이 이렇게 전문적인 글을 쓰며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도 하고 싶고요. 진짜 문학에 대해서 공부하며 한층 더 발전하고도 싶고요. 뭐 두서없이 써내려간 신세 한탄 같은 글이지만 결론은 저는 글 쓰는 게 좋아서 글을 쓰는 사람이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제 이런 모든 상황이 어떤 이에게는 희망을 불씨를 지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쓰는 글입니다.



저는 어둠을 밝혀주는 빛은 기대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 말이 희망의 버리고 산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요. 캄캄한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없다면 그 어둠에 적응하며 살 거라는 말입니다. 지금 제가 그래요. 빛을 찾아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이 어둠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어두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그 어둠은 그저 어둠일 뿐이고 그중에 저는 가장 밝은 사람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여러분이 언제나처럼 늘 행복하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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