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숫자’ 그게 뭐라고 그렇게들 얽매이나 싶다. 물론 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말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관심일까? 하지만 깊게 생각해본다면 단지 관심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그 속에는 관심을 포함한 존중과 인정 나아가서는 존경과 동경의 의미도 있을 것 그중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아마 ‘인정’일 것이다. 나조차도 그렇다. 내가 쓰는 글을 타인에게 내보이고 그 글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렇다면 인정받지 못하는 글은 글이 아닌가? 그것은 또 아니다. 하지만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내보이고 있고 그것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욕구인 것 같다. 물론 글을 쓰는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또 아니다.
이를테면 보상심리 같은 것이다. 나는 이만큼 쓰는데 돌아오는 것은 그에 비해 너무 적으니까 내 노력에 비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그런 마음, 말 그대로 좋아 요를 받지 못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라는 일차원적인 해석과 함께 돌아오는 좌절과 회의감 또 다른 사람을 보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 맞다, 모든 것은 내려놓지 못하는 나에게서 오는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사람이 가장 하지 못하는 것이 내려놓는 것이지 않은가? 쥐고 있는 것을 놓는 것,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 지나간 것을 돌아보지 않는 것, 인간이 가장 못 하는 것들 나 또한 부족한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자꾸만 연연하고 신경 쓰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제는 이제 그만 쓸까? 하는 생각을 했다. 30분도 채 되지 않아 떠오르는 생각에 메모장을 켰지만 말이다. 나는 활자에 중독되어 있다. 읽는 것이 좋고 쓰는 것이 좋다. 그래서 시작한 글쓰기였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 모든 것을 다 쓰고 싶었다. 그것들이 활자로 태어나고 또 나는 눈으로 읽어 내려가고 시간이 지나 내가 조금 더 잘 쓰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만들어낸 글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다였다. 돈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가난한 시인, 가난한 작가 그런 낭만을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그냥 시인이 되고 싶었고 작가가 되고 싶었다. 남들 돈 벌어 먹고살 때 나는 글 써먹고 살고 싶었다는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은 딱히 없다. 그냥 자기 성찰 중인 것 다만 이것 만은 말하고 싶다.
쓰고 싶다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글 중에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의 글은 특히 눈에 띈다. 가끔 그런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좀 그렇다. 예컨대 간단한 맞춤법조차 맞지 않는 글, 문맥상 너무 말이 안 되는 글, 글쓰기는 소통의 문이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의도로 글을 쓴 건지 알 수조차 없는 글, 물론 내 글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래서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워져야 하고 끊임없이 고쳐져야 한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어서 이제 정말 고칠 점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읽고 고쳐서 내보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람들은 하나의 글을 세상에 내보일 때 몇 번의 퇴고를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각자의 기준이 있겠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지워져야 한다.
이쯤되니 헤밍웨이가 한 말이 떠오른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조금 과격하고 너무 직설적인 말이긴 하지만 그 뜻을 알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면 내 컴퓨터 휴지통에는 수많은 원고가 가득하다. 무언가 생각이 떠올라 미친 듯이 써놓고 저장을 해놓은 글들이다. 그렇게 저장해놓고 묵힌 글을 다음날이든 그 다음 날이든 다시 열어보면 정말 봐줄 수가 없는 수준이라 대부분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물론 그 내용을 다시 몇 번이고 고쳐 써서 제대로 된 글을 만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대충 그런 의미다. 그 글은 정말 쓰레기 같은 글이야 라는 말이 아니라 모든 글은 몇 번이고 버려져야 결국에 제대로 된 글이 탄생한다는 의미, 자, 그럼 결론은 하나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지우고 버리고 고쳐 쓰는 것을 습관처럼 해야 한다. 그 반복되는 과정 끝에 탄생하는 당신의 글은 분명 사람들의 손을 통해 여기저기 퍼져 나갈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고 그것이 곧 당신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