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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여전합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요.

광안리

by 승하글

바다는 여전합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요. 변한 것이 있다면 그건 저 일 테지요. 여전히 파도는 일렁이고 사람들은 북적거립니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바다의 소리는 고요하기만 해요. 언제나 그러하듯, 내가 그리운 것이 바다인지 바다를 보며 속삭였던 그때의 우리인지 알 수 없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진 만큼 감정도 희미해져 버렸으니까요. 그냥 찾아와 이렇게 또 하나의 기억을 남길 뿐입니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이 더 쌓이다 보면 당신과 함께했던 그때의 기억을 덮어버리는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잊히는 날이 반드시 올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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