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타치즈샐러드
회사에서 집에 오는 길은 4시간이 걸렸다. 지긋지긋한 올림픽대로의 체증은 여전했고, 버스안에서의 카톡창 업무얘기를 들여다보느라 멀미까지 났다. 집에 도착한 뒤 옷도 안 갈아입고 냉장고를 열었다. 늘 그렇듯 직장인의 퇴근 후 첫 행동은 냉장고 열어보기가 아닌가?
오늘의 소울푸드 레시피
01.
냉장고 한켠에 남은 양상추를 먹기좋게 손으로 찢는다. 칼로 썰면 맛이 없다. 손으로 갈기갈기 찢으면서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 너무 잘게 찢으면 식감도 찢어나가니 한껏 입벌려서 아그작 거리며 씹어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찢는거다.
02.
양상추만 있으면 심심하니 또 먹다 남는 새싹채소를 대강 툭툭 던져넣는다. 새싹채소만 먹으면 쓰다.
03.
얼마전 마트에서 발견한 리코타치즈를 크게 한두어스푼 푹 떠넣는다. 리코타치즈는 만들기 쉽다고 한다만 사실 사는게 훨씬 덜 귀찮다.
04.
슬라이스 치즈도 한번 넣어본다. 이마저도 귀찮으니 손으로 쭉쭉 찢어 넣는다. 손은 미리 씻어두었겠지?
05.
건블루베리, 건클랜베리, 슬라이스 아몬드를 흩뿌려넣는다. 그러고보니 호두가 없네. 권여사님 말론 호두가 두뇌발달에 참 좋다그랬는데.. 아이고 권여사님 호두가 없어서 오늘도 머리가 나빠지고 있어요.
06.
블랙올리브가 뜬금없이 냉장고에 있네? 이런거 다들 냉장고에 한 캔씩 있지 않나요? 일단 넣는다.
07.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로 만든 드레싱을 촵촵촵 뿌려주고, 발사믹 글레이즈를 촤라촥촥 지그재그로 뿌려준다. 너무 많이 뿌리면 샐러드고 뭐고 니맛도 내맛도 안나니 자제하며 뿌린다.
08.
오늘의 소울푸드를 경건한 마음으로 먹는다.
요리(?)시간 3분 오뚜기 타임.
만들고나니 그냥 모조리 때려부은 잡탕 샐러드. 샐러드찾아 삼만리 3개월이면 직접 샐러드도 만든다더니... 그말이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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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했어요.
이 글을 보는 많은 직장인 여러분.
그리고 나도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