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법
늘 계획과 다르지만 흥미로운 인생
2025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 신분을 버렸다. 결정할 당시엔 후련하기도 했고 약간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한 달 넘는 인수인계 기간 동안에는 날이 갈수록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비로소 시간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진심 몽글몽글하게 기쁨이 찾아왔다. 애초 계획은 5년 더 월급쟁이로 일하려 했다. 돈을 아주 많이 모아서 회사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배짱을 부린 것이라 해도 맞고, 마음이 상해 때려치운 거라 해도 맞다. 무리한 요청과 무례함을 느꼈다면 그때그때 내 감정을 잘 설명해야 는 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 껏 배짱을 부리도록 도운 뒷배
주식투자로 연봉 이상 소득이 만들어 지자 뒷배가 든든해졌다. 영혼을 갈아 넣듯 일하다 보니 몸과 마음에서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조직에 대한 서운함이 쌓이고 피로도가 높아 날이서고 예민했던 기간도 길었다. 돌이켜보니 감정적인 대응으로 일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은 성숙하지 못한 태도로 반성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크고 작은 프로젝트 아홉 개를 완수했다. 착수일로부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8개월짜리 프로젝트였다. 팀 멤버는 타 팀을 함께 백업하는 마케터의 리소스 0.5명이 전부였다. 몸에 무리가 되고 무례함을 견디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완수해 낸들 무엇하겠는가? 힘이 들면 힘들다고 그때그때 구체적으로 어필했어야 했다. 일이 바쁘기도 했고 이 정도는 알고 있겠지 싶었는데 알지 못했다.
퇴사를 결정하고 인수인계 과정을 통해 많은 일을 홀로 감당해 온 부분이 드러났다. 다행히 회사의 인정을 통해 그간 감정을 털고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인내란 원하지 않는 것,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견디는 게 아니다. 그걸 오랜 시간 억지로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내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열망이 올바른 기회를 얻기까지를 기다리는 것이다. -보도 셰퍼
나에게 주식은 전업투자자로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로 새로운 선택지가 되었다. 갈고닦은 실력이 제법 쓸만해졌고 무엇보다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다툴 필요도 서운해할 필요도 없다. 내 방식대로 묵묵히 나만 잘하면 되는 일이라 좋다. 이제는 밖으로 향해 있던 모든 에너지를 내 안으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5월의 가계부 항목을 점검했다
1) 고정지출
2) 투자&비상금
3) 나를 위해(여가&삶의 질향상)
4) 우리를 위해(기부&사회공헌)
5) 세금(양도소득세)
고정지출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니 조금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보였다. 세금은 한번 나가면 되는 돈이므로 세금을 제외한 4가지 항목에 대해 지출내역을 살펴봤다. 금전출납부 형식의 가계부를 꼼꼼히 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최근엔 카드 내역서만 검토하는 수준이었다. 오랜만에 지출 내역을 카드사별로 꼼꼼하게 살 펴보며 엑셀스프레드시트에 새롭게 정리했다. 고정지출 항목에서 관리비나 통신비, 보험료처럼 조정이 불가 항목도 예외 없이 불필요한 지출은 아닌지 다시 점검했다.
2인 가족 식비와 식재료 합이 1,275,000원인데... 배민과 겸상도 좀 줄이고 집밥의 횟수를 늘려봐야겠다. 100만 원 이하를 목표 금액으로 잡았다. 월급을 얼마로 정해야 할까? 고정지출과 투자&비상금, 자기 계발 등 항목을 고려해서 월급은 500만 원으로 정했고, 월급날은 직장을 다날때와 마찬가지로 매월 말일(영업일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가 만드는 급여 명세서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 경험이 될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내게 쓸모 있고 귀한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삶을 계획해 볼 것이다. 첫 출근 하던 어느 날처럼 몽글몽글 설레고 기분이 좋다! 모두가 우주의 기운을 모아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5월에 무사히 월급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