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이안, 구도심마을
[동네사람처럼 살고 싶은 곳] 여행자로 스쳐 지나가기보다, 원래 그 동네에 살던 사람처럼 낡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노란 골목 사이를 천천히 누비고 싶은 곳입니다. 아침의 시작과 함께 정성껏 차려진 조식으로 하루를 열고, 낮에는 논길을 달리는 모험가가 되었다가, 밤이면 야시장의 붉은 등불 사이로 온기에 기대어 쉬어가는 구도심의 고즈넉한 마을을 소개합니다.
<주거로운 로컬생활> 매거진 19호로 소개드릴 곳은 베트남 꽝남성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호이안(Hoi An)입니다. 단순히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겹겹이 쌓인 거대한 거실 같은 이곳에서 저는 로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발견했습니다. 2년 전 경험의 꺼내 기록하게 만들었고, 그곳에서 느꼈던 공기와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스치던 바람의 감촉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마을의 시간을 살뜰히 가꾸는 손길
5박 6일 일정 중에 3일은 올드타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오래된 리조트에서 보냈습니다. 이곳은 세월의 흔적이 멋스럽게 내려앉은 외관과 달리, 내부를 가꾸는 사람들의 손길은 놀라울 정도로 정성스럽고 세밀했습니다. 울창한 열대 정원과 고즈넉한 수영장은 도심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며 온전한 쉼을 허락했죠. 특히 매일 아침 차려지던 조식은 이 도시를 탐험할 든든한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현지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해석하면서도 정갈함을 잃지 않는 그들의 태도에서, 한국의 많은 체험휴양마을이 놓치고 있는 '기본의 힘'과 '세련된 환대'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체류는 '관광'이 아니라 '생활'에 가까웠습니다. 유명한 맛집을 찾아 줄을 서기보다, 숙소 근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현지인들의 아침 풍경에 스며드는 시간을 가졌으니까요.
호텔 주변 골목을 걷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근의 작은 세탁소,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상점 주인들이 어우러진 골목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박물관이었습니다. 저녁이면 도보 10분 거리의 야시장에서 붉은 등불의 활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릎의 상처를 무릅쓴 대장정: 로갓꾸(Lò Gạch Cũ)의 예술적 논 뷰
가장 강렬한 배움은 자전거를 타고 떠난 모험에 있었습니다. 지도상의 짧은 거리를 예상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투본강의 거대한 다리를 건너고 미로 같은 논길과 마을 골목을 지나는 길은 예상치 못한 '대장정'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자전거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지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발길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그곳에 담긴 '로컬의 매력' 때문이었습니다.
1시간을 달려 마주한 로갓꾸 농장은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초록 잎이 적당히 자라난 논뷰가 펼쳐져 있었는데, 싱그럽기도 하고 새싹이 주는 시각적 위로는 압도적이었습니다. 논 한가운데 우뚝 솟은 오래된 가마터 건축물은 상상을 초월하는 조형미를 뽐내고 있었죠. 특히 이곳은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흑미를 활용한 메뉴들이 특징입니다. 쫀득한 식감의 망고 스티키라이스와 흑미로 만든 건강한 요깃거리들은 훌륭한 점심 식사가 되었습니다.
구도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시장은 호이안의 매력입니다. 도보 10분 거리의 야시장은 붉은 등불의 바다로 변모하여 여행자를 유혹합니다. 수많은 등불이 투본강 물결 위에 흐르고, 야시장 골목 가득 피어오르는 맛있는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는 호이안이 가진 가장 강력한 로컬의 마법이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인근 스파숍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누리는 쉼은 로컬 체류의 완성형이라 할 만했습니다.
주거로운 로컬생활의 한 줄 배움 로컬의 매력은 정해진 매뉴얼이 아니라, 그 땅의 자원을 어떻게 예술적이고 건강하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로갓꾸의 논뷰와 흑미 메뉴처럼, 우리 농촌도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할 때 비로소 청년들이 찾아오고 머무는 명소가 될 것입니다.
여행자가 아닌 이웃의 눈으로 마을을 바라보는 일은 늘 설레고 즐겁습니다. "우리는 늘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이곳은 '어떻게 머물 것인가'를 묻고 있었습니다. 물 빛위로 번지는 도시의 빛깔은 일의 효율보다 삶의 밀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조용히 가르쳐주었으니까요."
$ 주거로운 로컬생활 with 유진
이 매거진은 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주거를 염두에 두고 지역을 탐색할 때 꼭 필요한 정보를 실제 귀촌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매거진의 편집자는 여가의 활용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최선으로 생각하며 '슬기로운 여가생활'에 관심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만남이 가장 좋은 여가의 시작이 될 수 있어 도시민들과 지역의 연결을 촉진하는 다양한 컨설팅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주는 매력을 넘어 그 공간을 살뜰하게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데 중점을 둔 매거진입니다.
$ 편집자 노유진 주요 약력
-現 전직지원 강사/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
-現 컨설턴트/ 농촌 체험 관광상품 개발 컨설팅
-前 노는법 운영팀 팀장/ (주)바바그라운드
-前 중장년 관광일자리 PM/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사장 표창장 (2020년)
-'모두의 팀장', '모두가 플레이어' 공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