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이안, 안방비치
[마음까지 머물고 싶은 마을]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긴장을 내려놓고, 창을 열면 바다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풍경 속에 온전한 나를 맡기고 싶은 곳. 수평선을 바라보며 일의 리듬을 재설계하고, 대를 이어 바다를 지켜온 이들의 다정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 지역의 와인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바닷가 마을을 소개합니다.
매거진 20호는 호이안 안방비치 끝자락에 위치한 바다를 품은 리조트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의 향기에 집중합니다. 이곳은 한국의 바닷가 체험휴양마을들이 '체류형 관광'을 기획할 때 반드시 참조해야 할 훌륭한 교과서입니다.
환대의 정석, 가든뷰에서 오션뷰로
체크인 당시 우리를 맞이해 준 한국인 호텔리어의 세심한 응대는 낯선 곳에서의 긴장을 단번에 녹여주었습니다. 특히 연박 고객에게 제공된 룸 업그레이드 혜택은 로컬 비즈니스가 고객과 관계를 맺는 가장 강력한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가든뷰에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션뷰 단독 숙소로 옮겨가는 경험은, 물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숙소 내부는 베트남 특유의 미학이 돋보였습니다. 은은한 호이안 등불이 천장에 매달려 있고, 나무 본연의 결을 살린 서까래 구조와 정갈한 좌식 공간은 단순한 호텔 방이 아닌 로컬의 품격 있는 집처럼 느껴졌습니다. 테라스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프라이빗 비치와 거친 돌로 쌓아 올린 방파제는 그 자체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로컬의 풍경을 완성했습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설계된 수영장에 몸을 담그면, 저 멀리 1월의 시원한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의 활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가로운 호텔의 풍경과 서핑의 역동함이 공존하는 이 마을은, 빅토리아 호이안이라는 거점 숙소로 인해 바닷가 마을 전체가 '머무르고 싶은 곳'이라는 강력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맛보다 깊은 가족의 정서: Hon Restaurant
2박 3일의 짧은 체류 동안 같은 식당을 두 번이나 찾게 만든 곳, 바로 Hon Restaurant입니다. 단순히 해산물이 신선해서만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온 가족이 대를 이어 함께 일구는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 그 밤, 식당 가족들은 낯가림 없이 자신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들은 호이안에서 직접 생산되는 지역 와인을 소개하며 로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맛만 좋다고 해서 한 식당을 두 번 가진 않습니다. 공간을 지키는 사람들의 다정한 정서와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음식의 맛과 버무려질 때, 비로소 그곳은 여행자의 마음속에 깊게 박히는 '로컬 브랜드'가 됩니다.
안방비치 vs 동해안 어촌체험휴양마을
우리나라에는 약 1,200여 개의 체험휴양마을이 운영되고 있으며,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바다를 품은 마을만도 전국에 137개소에 달합니다. 특히 강원도 권역은 7번 국도를 따라 평균 10km마다 일곱 개 마을이 줄지어 있을 만큼 밀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유사한 체험 프로그램만으로는 독창적인 정체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안방비치의 생태계를 통해 본 우리 로컬의 과제는 명확합니다.
'숙박 레이어'의 설계: 안방비치는 빅토리아 호이안 같은 앵커 숙소를 중심으로 약 240~800여 개의 다양한 숙소가 촘촘한 클러스터를 형성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을 간 연대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와 테마를 가진 숙박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전문 경영과 유연한 환대: 빅토리아 호이안을 운영하는 티엔 민 그룹(TMG)은 베트남 민간 기업으로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세련된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우리 체험휴양마을도 전문 기획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의 연박을 유도하는 유연한 운영 소프트웨어를 도입해야 합니다.
'체험'에서 '정서적 연결'로: 137개 어촌마을의 일회성 체험보다 중요한 것은 Hon Restaurant처럼 호스트와의 정서적 교감입니다. 지역의 자산을 세련되게 제안하는 '로컬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이 다시 찾고 싶은 로컬을 만드는 힘입니다.
주거로운 로컬생활의 한 줄 배움 대한민국의 바닷가 마을이 안방비치처럼 '머물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시설의 현대화보다 '환대의 전문성'과 '공간의 정서'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수많은 마을이 각기 다른 이야기가 흐르는 '집'이 될 때, 우리의 로컬은 비로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 주거로운 로컬생활 with 유진
이 매거진은 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주거를 염두에 두고 지역을 탐색할 때 꼭 필요한 정보를 실제 귀촌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매거진의 편집자는 여가의 활용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최선으로 생각하며 '슬기로운 여가생활'에 관심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만남이 가장 좋은 여가의 시작이 될 수 있어 도시민들과 지역의 연결을 촉진하는 다양한 컨설팅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주는 매력을 넘어 그 공간을 살뜰하게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데 중점을 둔 매거진입니다.
$ 편집자 노유진 주요 약력
-現 전직지원 강사/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
-現 컨설턴트/ 농촌 체험 관광상품 개발 컨설팅
-前 노는법 운영팀 팀장/ (주)바바그라운드
-前 중장년 관광일자리 PM/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사장 표창장 (2020년)
-'모두의 팀장', '모두가 플레이어' 공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