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맞이하며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이번엔 정말 달라질 거라고.
이번엔 제대로 해보겠다고.
나는 그 말을 여러 번 반복해 왔다.
그리고 거의 매번 지켰다기보다는,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을 조용히 실망시키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올해는 다르게 시작하기로 했다.
새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대신,
지금의 나를 그대로 데리고 가겠다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
완성되지 않은 계획들,
끝내 증명하지 못한 가능성까지 포함해서.
완벽해지기 전에는 시작할 자격이 없다고 믿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조금 더 준비되면, 조금 더 단단해지면,
조금 덜 불안해지면 움직이겠다고.
하지만 그 ‘조금 더’는 끝내 오지 않았다.
대신 나는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물렀다.
멈춘 건 아니었지만, 앞으로 나아갔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태로.
그 시간을 돌아보면 실패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실패라기보다, 나를 버리지 않으려 애쓴 시간에 가까웠다는 걸.
미완성인 채로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불완전한 상태로 선택하고, 확신 없이 결정을 내리고,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하루를 반복하는 일.
그래도 나는 그 상태로 계속 가보기로 했다.
완성된 사람이 된 뒤에 살겠다는 약속 대신,
살아가면서 완성되어도 괜찮다는 허락을 나 자신에게 주기로 했다.
새해는 모든 것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이미 쌓여 있는 것들을 부정하지 않는 데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아직 모르는 것들, 아직 부족한 부분들,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마음까지.
그 모든 것을 안은 채로 나는 올해도 나를 데리고 계속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