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에 있는 작은 피자집에 P가 들어섰다. 메뉴 중에 "시카고 오리지널 스타일 피자"가 보였다. 시카고가 제2의 고향과도 같은 P로선 반가운 맘에 그걸 주문했다. 홀로 홀에 있던 60대 아줌마가 피식 웃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우당탕탕 박박박 소리를 내며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삐삐삐. 15분 정도가 지나자 아줌마가 완성된 피자를 내왔다. 시카고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피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건 확실히 시카고 피자가 아닙니다!" 할 정도로 시카고식이 아니었다. 도넛도 아니고 밀가루는 왜 뿌려놨는지. P는 주인아줌마에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중 "생명에 이르는 회개" 부분을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웨스트민스터 오리지널 스타일 피자"를 새 메뉴로 해놓을까 봐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