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을 둘러싼 빌딩숲을 거닐며 키에르케고르의 불안과 카프카의 불안, 그리고 단골 순댓국집 아줌마의 불안이 본질적으론 같으리라 생각하다가, 나타난다는 예고도 없이 우측에 나타난 할리스에 들러 아메리카노로 목적, 아니, 목젖을 적신 다음, ------------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이 흐르는 교보문고 F 섹션에서 어거스트 윌슨의 희곡을 읽으며 책을 구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오 분 정도 갈등한 후, 책을 사 가지고 출입문을 나오다 그새 마음이 바뀌어 도로 가 책을 환불하고, 그 돈으로 저녁을 사 먹기로 결정한 뒤, 종로2가 알만한 사람은 아는 식당에 들어가 메뉴를 선택한 다음 아줌마에게 외친다. “알탕 하나 주세요. 알 좀 왕창 넣어주세요.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