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의 눈 흰자위에는 오래된 오토바이가 박혀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존재가 그 금속성의 진동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오토바이는 본질을 앞선다
그녀는 다만 그것을 향해,
비명과 기도의 경계에서 울부짖을 뿐이다
실비아는 개량한복을 입고 다녔다
그녀의 치마저고리 속에는 오스카 피터슨이 살고 있었는데,
가끔 미스터 피터슨은 그녀의 심장 건반을 두드렸고,
그때마다 그녀의 입술을 통해 교성 같은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엊그제 배달된 비타민D 상자가 그녀를 의자에 48시간 동안 묶어두었다
그녀는 홍조를 띤 얼굴로 말했다
“육체는 사소한 오해예요, 하지만 오해에는 온기가 있죠.”
그녀의 허벅지에는 한강으로 흘러든
순결한 체액의 일부가 묻어있었고,
그녀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실비아는 매달 뮤지컬 티켓을 구입했다
월급의 1/4은 늘 조명과 예술인의 몫이었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절규할 때마다
그녀는 카프카를 떠올렸다—
그레고르 잠자보다 더 극적이고
더 철저한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그래, 난 내던져진 곤충이야, 그래서 뭐?
지난번 공연 인터미션 시간에
그녀는 너무 크게 소리를 질러
블루스퀘어 안내원에게 경고까지 받았지만
실비아는 그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 흰자위에는 여전히
90년대형 대림 시티 에이스 오토바이가 박혀 있었으므로
그건 중국집 배달부였던 그녀의 아버지가 몰던 것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오토바이를 부끄럽게 여기며
다른 남자의 세단을 타고 떠나버렸다
그녀는 엔진 소리의 기억을 따라
세단과 뮤지컬 공연과 부서진 꿈의 다리를 건넌다
모든 광경의 끝에는 언제나
빨간색 낡은 그것이 부르릉 거리고 있다
영원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오늘 밤
실비아와 나는 마주 앉아
서로의 세상을 긍휼의 시선으로 관찰한다
그녀는 이제 시상의 억제를 들추어내고
회전하는 피스톤의 불빛을 주시한다
내 치아가 빛으로 빛날 때,
실비아는 슬며시 미소 짓는다
그녀의 공막에 박힌 오토바이가 다시 시동을 건다
우리 사이에는 금속보다
더 뜨거운 눈짓이 몸짓을 가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