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수서역 벽을 뚫고 안으로 들어왔어
그만큼 마음이 급한 것이겠지, 다급한 것이겠지
그녀는 아메리카노와 던킨 도넛을 먹으며
어제 밤새도록 유령을 쫓아다녀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했지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강남구에서 발급한 공식 고스트바스터즈 자격증이 있었어
올 초엔 하루에 삼십 명을 잡아 수용소로 보낸 적도 있었는데, 대부분 찌든 내 나는 중국 유령이었어
보수당 소속 구청장으로부터 표창장과 격려금 오십만 원을 받기까지 했지
어제는 베트남 유령 둘에
카자흐스탄 유령 하나를 잡아 넘겼다고 했어
S는 고등학교 때까지 김연경처럼 유명한 프로배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
하지만 기르던 개에게 발목을 심하게 물어 뜯겨 꿈을 포기해야만 했어
그녀의 아버지는 "저런 개 같은 개새끼!" 비명을 지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개의 목덜미를 움켜쥔 채 모란시장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개새끼를 깻잎향으로 진동하는
보신탕집에 기증했지
S는 대구행 srt 고속열차 안에서 내내 고양된 얼굴이었어
그녀는 휴대폰으로 고스톱을 쳤는데 "못 먹어서 가슴이 쓰리고 쓰려도 쓰리고!"라고 외쳤어
건너편 창가석에 앉은 선글라스를 쓴 여인이 그녀를 보고 하이에나처럼 킬킬댔어
이처럼 어느 곳에서든지 S의 존재감은 발효돼 피어올랐지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메밀국수에 찐만두를 먹겠다고 말하고는
곧바로 비쌍피를 싸버렸는데, 되레 "기가 막히게 잘 쌌다!"라며 오른손을 번쩍 들었어
난 조건반사적으로 노을빛 미소를 머금은 S의 양볼을 움켜쥐고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어 난데없는 내 행동에 대해
그녀는 마치 자정의 유령과도 같은 입맞춤이었다고 평가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