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타가 많은 편이다.
거의 모든문장 속에 늘 엉뚱한 글자가
툭툭 끼어 들어 있다.
아내는 내 손이 삐꾸라서,
똥손이라서 그런다고 했다.
처음엔 자판 탓을 했지만, 곧 알게 됐다.
손보다 생각이 앞서 달리고 있었다는 걸.
내 의식의 흐름은 이미 다음 문장으로 가 있는데,
손가락은 방금 찍은 잘못 친 단어에 머문다.
백키만 바쁘게 누른다.
그러는 동안 내 머리 속은 모든 걸 지워 버린다.
그새 까먹어 버린다.
그 틈으로 또 다른 오타가 또 슬그머니 끼어든다.
손글씨를 쓰던 시절엔 펜에 종이 표면을 긁어내는 속도만큼만 생각이 흘렀고, 멈췄다.
지우개 자국과 지우개 똥, 고쳐 쓴 흔적이 남았다.
느리지만 우리의 생각에 호흡을 맞출 수 있어다.
그러다가,
방금 뭔가 번뜩해서 10년전 메모장을 소한했다.
‘인간은 결국 언어가 만들어 놓은
세계 안에서 사고한다.
우리가 자유롭다고 믿는 생각조차,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언어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 도올 김용옥 선생.
오타내지 않으려고 집중하다가.
‘말과 글, 언어’에 대해 좀 깊숙히 들어 와 버렸다.
말과 글이 우리의 사유를
아주 많이 제한하고 있다는 걸.
이제 조금, 아주 희밋하게 알거 같다.
오늘의 우리의 편리한 타이핑은
그 울타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자주 쓰는 단어, 익숙한 문장 구조, 자동완성까지.
생각은 점점 언어의 틀안에서
단단한 관성에 끌려가고,
사유의 자유는 그 속도에 밀려 납작해진다.
오타는 어쩌면 그 틀을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저항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의식과 사유를 담는
도구가 될 수 없음을…
언어가 생각을 완전히 지배하지는
못하고 있는 증명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가 하는 말을 못알아 듣는다.
도올, 그는 인간은 언어의 노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