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한' 느낌에 대한 단상 - 인간 편

경험과 인상,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쎄 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by 김현희

사실 '쎄하다'는 단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국어사전에 표시된 이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냉랭(冷冷)하다'로서 '태도가 정답지 않고 매우 차다'는 의미의 형용사다. 다만, 인간의 대화는 국어사전에 명시된 단어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 고에서는 '쎄하다'는 표현을 해보고자 한다.


굳이 필자의 직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살아오면서 모든 사람들은 '느낌'이라는 것을 지니고 산다. 그것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 그러한 느낌 중 가장 반갑지 않은 만남이 바로 '쎄함'이다. 그러한 느낌이 지나가면 반드시 무엇인가 좋지 않은 경험이 찾아온다. 필자는 바로 이러한 '쎄한 느낌'에 대한 단상을 대상별로 나누어 전개해 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사람에 대한 쎄함'이다.


사람에게서 '쎄함'을 느끼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은 언제든지 본인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사실 같은 인간에게 '쎄한 느낌'을 받는 것보다 불행한 것은 없다. 필자나 타인 모두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 철학적인 단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은 그 갈등 요소를 풀어가면서 살아가는 사회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관계 사진.png 사람관계를 표현한 Chat GPT의 사진


다만, 그러한 '사회적인 의미'를 모르거나 모른체하여 상대방에게 '쎄함'을 느끼도록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좋아하는 필자도 그러한 '쎄함'을 느끼는 상대와는 되도록 그 접점을 피하려고 한다. 특히, 필자가 가장 강력하게 쎄함을 느낀 5명의 대상은 어김없이 그 본색을 드러내 보이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 사람들을 임의적으로 A~E라고 명명하겠다.


A는 동기들 가운데 가장 우수하며, 실제로 회사에서 임원 진급이라는 염원을 이뤄냈다. 다만, A는 본인의 진급 욕심에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눈에 보일 정도였고, 특히 본인 진급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라면 가차없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는 냉혈한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람들은 실력은 있을지언정 은퇴 후에는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필자의 동기 중 한 사람은 A 휘하에서 두 번 일했으나 두 번 모두 가차없이 내침을 당한 바 있다. 부하직원에 대한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냉혈한이라는 점에서 필자가 아니더라도 '쎄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B는 입지적인 인물이다. 말단에서부터 시작하여 임원 진급이라는 꿈을 일궈내 기업인으로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인물은 임원 진급이라는 사실에만 만족하여 교만했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언제나 임원을 달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앞을 내다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B는 임원 진급 후 더 이상 위로 향하지 못한 채 계약만료로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칼자루가 없는 B를 향하여 누구도 연락을 안했지만, 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나마 상사로 모셨던 그에 대해 꾸준히 연락을 취하면서 건승을 빌었다. 바로 그때, 다시 모 대형회사 임원으로 영전한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그 소식에 본인의 일처럼 기뻐했던 필자는 축하의 인사를 보냈지만, 이전 회사 퇴임 이후 힘들었던 시기를 고스란히 잊어버린 B는 필자에 대해 아는체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결국 필자도 '쎄한 느낌이 드는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휴대폰에서 그의 번호를 지워버렸다.


갑질.png 남을 밟고 올라서면 그 자리가 영원할까? 사진=Chat GPT 생성


C는 필자와 비슷한 유통 2세대이면서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다만, 필자는 C와는 크게 접점이 없었고 현 회사 이직 이후에야 그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C라는 인물에 대해 '쎄함'을 느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은 아니었다. 필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에도 C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회사 월급도둑'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등 면식 없는 사람에 대해 너무 함부로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며 애써 필자를 위로했지만, 이후에도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이 아닌 '남 탓'을 하며 앞담화/뒷담화를 하는 것을 보고 아예 인간으로서의 정을 끊어버렸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사람이 계속 본인이 속한 자리에 계속 있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리에 연연하다가는 결국 사람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D는 첫 만남부터 '쎄하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았다.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본인이 맡은 일을 열심히 처리하지만, 그 책임을 다른 주체에게 떠넘기는 성향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다수의 업체가 모인 공간에 필자도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D가 한 업체의 팀장을 거의 '죽일듯이' 덤벼들며 엄청나게 무안을 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요즘 시대에 아직도 저렇게 행동하는 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으나, 본 고를 쓰면서 돌이켜보니 D는 '본인의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의 성과'만 눈 앞에 보이는 소인배일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특히, 젊은 친구들일수록 10년 이후를 잘 못 보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친구들일수록 본인이 지키고 있는 자리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E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이러한 '쎄한 느낌'을 주는 이가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래서 이렇게 타인에 대한 이야기로 본 고를 전개했지만, 필자도 대기업 재직 시절에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이나 업체들에게 '쎄한 느낌'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경험 많은 선배님들께는 어떤 위치에 있건 간에 깍듯해 지려고 노력하며, 필자보다 나이가 적더라도 배울 것이 있는 후배들에게도 과감하게 고개를 숙이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스스로 타인에게 '쎄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아니기를 노력하는데, 그 노력이 평생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설령 그러한 마음이 들더라도 본 고를 보면서 마음을 다 잡고자 한다.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쎄한 느낌의 사람'을 되돌아보며 하루를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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