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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세요?

"The Pitt" 10화와 영화 "아무르" (2012)

by Eugene

오늘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혹시 제 글을 읽고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어 글을 씁니다.


이번주 목요일, 제가 한참 즐겨보고 있는 TV 시리즈 "The Pitt" 10화를 보았습니다. 해당 회차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서,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 전개에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습니다.


"The Pitt" 10화는 오래전 제가 보고 또 봤던 영화 "아무르" (2012)를 생각나게 합니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눈 질끈 감고 기도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아니야, 이게 현실이야."라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점에서요. 평생을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내가 사랑했던 부분들이 하나씩 사라질 때, 그 부분들이 사라져 더이상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때, 이제 그만 힘들었으면 좋겠는데 현실의 무게는 갈수록 무거워져만 갈 때, 우리는 문득 사랑의 주체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가 없는 사랑의 끝이 얼마나 공허한지.


사람들은 각자 서로에게서 어떤 이미지를 발견하고, 시간과 장소가 변해도 그 이미지는 지속되리라 믿습니다. 가령 "The Pitt"의 레지던트 랭든에게서 발견한 책임감과 직업정신을 그의 자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아무르"의 조르주가 어떠한 고난과 역경 앞에서도 그 사랑을 저버리지 않기를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속절없이 냉혹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가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하기 위해 존재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와 동시에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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