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Bagel)은 가운데 구멍이 뚫린 둥근 모양의 빵이다. 이스트를 넣은 밀가루반죽을 링 모양으로 만들고 발효시켜 끓는 물에 익힌 후 오븐에 한번 더 구워내기 때문에 조직이 치밀해서 쫄깃하면서도 씹는 맛이 독특하다. 베이글의 유래는 폴란드에 거주하던 유대인들에 의한 것으로 추측하는데, 폴란드의 유대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전해진 베이글은 유대인 음식으로 인식되었다. 오늘날은 세계인이 즐겨 먹는 빵이 되었으며 주로 크림치즈를 발라 먹는다.
20대 초반 미국에 가서 처음 베이글을 접해본 나. 플레인 베이글을 살짝 구워서 갈색으로바삭거리는 표면에 크림치즈를 듬뿍 발라 먹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그 당시 너무나 충격적으로 맛있는 경험이었기에, 지금도 여전히 플레인 베이글과 크림치즈 조합을 가장 좋아하며, 특히 미국 스타일의 쫄깃하고 밀도 높은 베이글을 선호한다.
베이징에 와서도 베이글을 찾아 이곳 저곳 다양하게 접해봤는데, 최근 내 입맛에 잘맞는 곳을 찾아서 흐뭇하다. 베이글은 역시 아침에 진한 커피 곁들여 먹어야 제 맛. 주말 이른 아침 나들이에 제격인 메뉴와 식당을 또 하나 찾았다.
캐치베이글
Catch Bagel
北京市朝外街道芳草地北巷甲1号
월~일 08:00~20:00
파크뷰그린(Park View Green/侨福芳草地购物中心) 쇼핑센터는 베이징 조양구에 위치하며 쇼핑몰, 식당, 호텔, 오피스텔, 갤러리, 영화관 등을 포함한 거대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파크뷰그룹이 1995년부터 수많은 건축가들과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으며, 중국 뿐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친환경 건물이다. 쇼핑몰 실내외에 엄청난 양의 유명 예술 작품을 전시해놓기로 유명하다. 캐치베이글은 화려한 파크뷰그린 쇼핑몰 앞에 앙증맞게 위치하고 있다.
앙증맞은 사이즈의 외관처럼 내부도 아늑한 크기와 분위기이다. 베이글만 전문적으로 파는 장소 답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조금 쌀쌀하고 이른 아침이라 다른 손님은 없었지만 부담 없이 이 공간에 스며들게 된다.
캐치베이글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위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오두막 창가에 앉아 화려한 도시 풍경을 바라보듯이 창틀 밖 파크뷰그린 쇼핑몰이 즐거운 볼거리로 다가온다. 그리고 식사 후 더 즐거운 산책이 기다리고 있다.
파크뷰그린은 실내 뿐 아니라 실외에도 상당한 양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실내 작품을 구경할 목적으로 간다면 편한 신발 신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이른 아침 산책을 목적으로 한다면 거대한 쇼핑몰 외관을 한 바퀴 돌면서 감상하기에 딱 적당한 걷기 코스이다.
쇼핑몰 정문에서부터 대형 작품들에 눈길이 간다. 정문 입구 왼쪽에는 부띠크호텔 에클라(eclat)가 있는데, 호텔 입구에도 유명 작가 작품이 전시, 아니 그냥 쿨하게 놓여있다. 호텔 내부에도 작품이 많다고 해서 한 번쯤 숙박해보고 싶은 곳이다.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 방향으로 크게 한 바퀴 걷기로 했다. 대형 그물을 던져놓은 듯한 왕루옌/王鲁炎의 작품 <网/Net>, 그리고 철제모양의 배모양 작품인 리휘/李晖의 <桥/Bridge>가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사진으로 보면 아쉬울 만큼 실제 크기가 상당하다.
‘미술품을 창고에 두기보다는 많은 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파크뷰그린 故황젠화 회장의 철학이 쇼핑몰 외부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살바도르 달리 조각품은 내외부 통틀어 40여 점 정도 있다고 한다. 모두 다 사진 찍기도 어려울 만큼 쇼핑몰을 둘러싼 공기 같은 예술 그 자체.
한 바퀴 다 돌고 다시 입구로 돌아왔다. 주말 이른 아침 나만을 위해 개방된 미술관을 맘껏 즐긴 사치스러운 산책이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책임지는 베이글 구매하고 포장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아침 산책 마무리해본다. 곧 사람들로 북적일 주말 쇼핑몰을 뒤로 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