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으로 죽음 읽기, 세이킬로스의 노래
세이킬로스의 노래
가장 최초의 음악에 대한 기록은 무엇일까요? 저도 한 때 이런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음악사에서 흔히들 거론되는 음악은 바로 세이킬로스의 비문입니다. 기원전 1세기 경 고대 그리스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비문은 튀르키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비문은 죽음을 기리는 의미로 쓰였는데요. 누군가의 죽음, 즉 최후가 세계 최초로 남은 음악의 기록입니다.
세이킬로스의 비문 해석
살아있는 동안 마음을 편하게 하세요
아무것도 당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세요
삶은 너무 짧고, 시간은 흐르나니
정확한 음고를 기록해두지 않았고 세이킬로스가 누구인지도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왜인지 모르게 평안하기까지 한 이 음악을 듣다 보면, 나의 최후의 비문에는 어떤 글이 적히고, 어떤 울림으로 사람들의 곁에 남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런 “끝에서 거꾸로 보기”의 체험은 삶을 가치있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 책 「삶의 격」에서 피터 비에리는 “끝에서 거꾸로 보기”에 대하여 삶을 새롭게 보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죽음의 위기를 맞는 순간, 기억이 주마등을 스쳐가는 경험으로 이를 설명하죠. 피터 비에리는 삶의 통찰을 얻기 위해 일부러 위기를 겪을 필요는 없지만, 최후의 순간에 인생이 주마등을 스쳐가듯, 지금까지의 인생을 거꾸로 다시 돌아보라 권유하죠.
제가 삶을 거꾸로 봄으로써 느낀 교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건 힘듭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잠겨 죽을 것만 같은 슬픔이 있는 날도 있습니다,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있는 날도 분명히 있습니다, 세상은 착한 사람에게 좋은 일만 남겨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도 나쁜 사람에게 나쁜 일만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요. 이유 없는 악이 있듯, 이유 없는 선 또한 있다고 믿어요. 내가 속한 세상을 바꿀 순 없겠지만, 내가 보는 세상은 바꿀 수 있으니까요. 여러 번 무너져도 여러 번 다시 삶을 믿어보기로 헀습니다.
☁️ 삶울림Lifecho____
음악: 세이킬로스의 비문 = 삶: 끝에서 거꾸로 보기
ㅣ 삶의 아주 끝에서 태초의 끝을 바라보는 무수한 경험을 통하여, 끝끝내 최후로 말미암을 수많은 최초의 나를 위하여.
- 추천 음반/ 연주 출처
SAVAE, Song of Seikilos (World Library Publication,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hIFcIE23Su4
- 세이킬로스 노래의 현대적 해석은,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 제7판(상)을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