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했던 친구를 잃은 지 10년.
막내 동생을 떠나보냈다.
처음엔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면서 슬픔을 달랬다.
가까운 사람들이 툭 던지는 말에 속상해서,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를 거란 불신 때문에
익명의 독자들에게 감정을 기대었다.
잠시였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을 확 놓아버렸다.
집에만 틀어박혀 눈물만 흘렸다.
인생이란 뭔지. 참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더랬다.
삶의 끈을 놓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살고 싶기도 했다.
되는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제대로 쉬어본 적 없는 삶,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떠나보자 했다.
보고 싶었던 연극과 뮤지컬을 연달아 봤다.
좋은 연기를 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싶었는데
'아차' 했다. 어떠한 스토리엔 죽음이 필연인 것을.
5성급 호텔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어보기로 했다. 돈도 펑펑 써보기로 했다.
잘 정돈된 침대에 누워 유리창 한가득 채운 깊고 푸른 바다를 바라봤다.
기분 좋게 서늘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데 기분이 꽤나 괜찮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스쳤다.
우리 막내랑 이 좋은 걸 못했구나.
행복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울컥하며 눈물이 터질때 코가 매워지는 게 지긋지긋했고,
시도때도 없이 떠오르는 기억을 좀 피할 수 있으면 했다.
그저 좀 슬퍼진 기분만 해결하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이별이란 그렇더라.
일상의 모든 것에 떠난 이의 흔적이 남아 별알간에 가슴을 훅 치고 지나가는 것.
그래서 숨이 가빠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
삶에 잔잔한 슬픔이 자리 잡는 것,
내일이 없길 바라면서 오늘을 산다.
오늘이 된 내일도, 그 다음 내일도.
그래서 더 그렇게 살아볼까 한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