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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Jun 30. 2022

작고 깊은 마음하나 (프롤로그)

작고 깊은 마음으로 첫 문장을 타이핑 해 본다.

여태까지 블로그에만 글을 쓰던 내가 에세이를 쓰게 되었다.


“왜 하필 제목을 ‘작고 깊은 마음 하나’라는 제목으로 적었나요?” 하는 질문이 나올 것만 같았다. 원래는 여러가지 제목을 생각해두고 있었지만, 마땅히 이렇다 할 제목이 떠오르지 않다가, “나는 생각보다 소심한 사람이었지…”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쳐서 ‘소심한 이의 기록’ 정도의 제목으로 생각해 두었다가 그래도 좀 더 있어 보이는 제목이 없을까 하다가 이렇게 제목을 짓게 된 거 같다.


보통 우리가 “소심하다”고 하면 뭔가 부정적인 것들을 떠올리기가 쉽다.

뭔가 찌질하고, 조잔하며, 인색하고, 자신 없는 듯한.

그런 여러가지 ‘소심함’의 스펙트럼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소심하다는 말을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소심-하다小心--[발음 : 소ː심하다] / [형용사] 대담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


그리고 이것을 표기하는 한자는 작을 소(小) 자에 마음 심(心) 자이다. 그리고 이것을 "대담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작은 마음”에 주목하고 싶었다. 단순히 작은 마음이라 하여 그 마음을 대담하지 못하다고 단순하게 퉁 칠 수 있을까?

(물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단순히 “대담함”의 잣대로만 보기에는 소심한 사람은 억울하다. 그래서 소심한 나도 참 억울하다.

그래서 나는 그 사이에 한 개의 한자를 더 넣기로 했다. “깊을 심”(深) 자를.

그런데 한자 사전에서 이 한자의 뜻풀이는 사뭇 의미심장했다.


깊다 / 깊어지다 / (색이) 짙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론 내 필력이 사람들을 확 당기는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매력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물론 이것 마저도 나의 소심함을 돌려 쓴 겸양일수도 있겠지만, 매번 올라가는 글 하나 하나의 깊이를 길게 파 내려가고 싶다는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봐도 될 거 같다.


암튼 작고 깊은 마음의 한 움큼을 파 내려가려 한다.

그 밑이 어디인지는, 파 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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