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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Jul 07. 2022

"나" 속의 작은 세계를

그것마저 없다면, 인생은 숨이 막힌다

고등학교 시절이었던가, 담임선생님들도 그렇고 자주 보던 선생님들이 나에게 주로 하시던 말이 있다.

"의현아, 이상하게 너는 너만의 어떤 특이한 정신세계가 있는 거 같아"


어릴 때는 그 말이 듣기 좋았다가, 그것이 대학교 와서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에 그걸 좀 안좋게 받아들였다가, 아주 최근에야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자신만의 세계" 가 있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좋게 말하면, 살면서 오는 고통이나 스트레스, 인간관계나 일에서 오는 허무함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흘려보낼 무언가가 되지만, 나쁘게 말하면 "외골수" 라 불리는, 뭔가 다른 사람들과는 동떨어져서 살거나 뭔가 자기를 가둬두고 사는 사람처럼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대를 지나고 30대가 되면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엄밀히 말해, 20대 때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는 그 말을 안좋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자기만의 세계" 대비 다른 사람과 만나게 되는 "확장의 기회" 가 주는 만족감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란 것인데, 30대가 되는 순간 그 관계를 확장시킬 기회가 급격하게 쪼그라드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일에 미쳐있다보면, 연애에 몰두하다보면, 그런것들이 아니라도 자신의 현실의 장면들과 차례차례 부딪히다보면, 더 이상 바깥으로는 넓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공허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오던 것이었다.


30대, 어쩌면 오래전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는 날들이 지속될 수록 내 안에 잊고 있던 "나" 속의 세계와 마주해야 한다.

특히 더더욱 들려오는 뉴스마저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요즘은 더더욱,


그래야, 인생에서 그나마. 숨이 덜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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