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이 지면을 빌어 독자분들에게 남기는 사과 메세지. 원래 <4Adult Seoul> 의 첫번째 음료 리뷰는 “루트비어” 였다. 아무래도 서울에서도 특정한 동네에서만, 특정한 공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료이기 때문에 그 상징성때문에 이걸 먼저 다루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루트비어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래서 이건 루트비어를 먹는 날이 오는 대로 사진을 찍고 할 예정이다.
그래서 대신, 그 시작을 <에너지 드링크>로 하려 한다. 솔직히 음료류는 선택지가 너무 넓어서 어떤 것을 첫번째 이야기로 해야 할지 고민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 그 많은 음료 중에서도 살면서 제일 늦게 접하는 음료 (술과 커피, 차류를 제외하고) 그리고 솔직히 어린이들은 정말 먹으면 안되고, 청소년들도 되도록 먹을 것을 자제한 나머지 대학교때 “왕창” 마시게 된다는 <에너지 드링크>다. 그리고 역시 몬스터 이야기를 레드불보다 조금 먼저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우리는 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실까? 솔직히 이걸 맛으로 먹는 사람을 내 주위사람에게서도 많이 못찾았다. 물론 개인의 취향은 존중하기에 이걸 “맛”으로 먹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솔직해지자. 보통 우리는 이걸 “대학교 시험 기간 전”에 혹은 “직장에서 엄청 중요한 일이 있는 마당에서 야근까지 걸렸을 때” 마시는게 대부분일거다. 그렇지 않을 경우라면 클럽이나 바에서 예거마이스터를 섞은 예거밤이라는 칵테일을 먹을 때 뿐이라는 것이다. 모두 다 공통점은 “밤과 피곤함을 이겨내기 위해” 일부러 가하는 도핑용일때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맛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먹기엔 콜라가 더 맛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한국에서 나름 “꽤 성장한 장르” 였다. 물론 아주 초기에만 해도 “에너지 드링크가 뭐야?” 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해괴한 음료” 내지는 “잠을 줄여야 할 때 먹는 거” 취급 받았던 것은 사실이고, 에너지 드링크 중에서도 그나마 사람들이 아는 것은 F1 팀 덕분에 사람들이 알게 되는 “레드불”과 e스포츠 스폰서로 사람들이 알게 된 롯데의 “핫식스”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비집고 나타난 몬스터는 “엥? 이건 또 뭐야?” 하는 느낌이 한국엔 없지 않아 있었다. 물론 외국 스포츠를 즐겨 보는 사람들에게는 “야, 한국도 몬스터가 들어와?” 란 놀라움이 있었겠지만, 그건 정말 “아는 사람들” 안에서나 통용되는 그 무언가였을 것이니까. 그런걸 감안해도 요즘은 에너지 드링크는 이제 “익숙한 음료”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 놀랍긴 하다. 적어도 19살의 고등학교 3학년 이상의 나잇대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한번도 안 마신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마신 사람은 없다”는 것이 이젠 통설이 된 시대이기도 하니까.
몬스터라는 에너지 드링크의 역사를 굳이 이 지면에서 이야기하기엔 나중에 다룰 “글라소 비타민워터” 급으로나마 길어질테니 요약하자면, 아예 작정하고 “괴물같은 에너지 드링크”를 만들어보자! 란 컨셉이 붙어져서 만들어졌고, 그래서 나온 “엄청 크고 긴 캔” 으로 인해 인기를 얻어 결국 코카콜라에 인수되어 코카콜라의 한 라인업을 당당히 차지하는 브랜드라고 딱 정리했는데, 솔직히 몬스터에 대해서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많이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맛”이다. 솔직히 왜 몬스터가 레드불과 함께 세계 에너지드링크 업계를 양분하게 되었냐면 그 이유는 “맛”에 있다. 음… 레드불은 솔직히 말하면 “맛”에서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그 박카스보다는 좀 가벼운 맛이 나는 그냥 레드불이 있고, 거기서 설탕기가 빠지고 감미료가 대신 들어간 레드불 슈가프리가 있고, 조금 한정판이라고 맛이 조금 다른 레드불 화이트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몬스터는…많다. 솔직히 한국 코카콜라가 한국에 출시한 맛은 “극히 일부”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미국이나 캐나다 기준 몬스터의 맛은 정말 많다. 한국의 경우엔 이번에 이야기할 “제로” 외에도 망고로코, 파이프라인 펀치, 노멀 이렇게 4종, “저칼로리”라고 하는 몬스터 울트라가 3종해서 7종인데, 미국에선 여러 색과 맛이 있어서 거의 빨주노초파남보로 세워놓은 몬스터 캔도 외국 인터넷에 올라가 있을 정도로 종류가 정말 많다.
음... 암튼 그렇댄다.
암튼, 오늘 이야기할 몬스터 제로, 정확하게는 “몬스터 에너지 제로 슈거” 라는 이것은 정말 “설탕 없는” 몬스터다. 물론 구성은 롯데에서 내는 “핫식스 더킹 제로” 나 레드불 제로슈거와 비슷하게 설탕이 없이 감미료로 맛을 채운 몬스터다. 카페인은 역시 100mg 인 거도 몬스터와 같다. 단, 몬스터 울트라마냥 “저칼로리” 이다. 뭔가 몬스터 노멀과 몬스터 울트라의 좋은 점만 쏙쏙 가져온 거 같은 느낌이 들고, 실제로 코카콜라의 한글 설명도 이렇게 되어 있다. (물론 제로 칼로리는 아니다. 과라나나 기타 성분때문에 16칼로리긴 하다.)
우리가 솔직히 에너지 드링크를 보면 뭔가 다양한 색이 날 거 같지만 몬스터/몬스터 제로 슈거는 그냥 수정과 비슷한 색이 난다
맛은… 이것도 몬스터 맛은 난다. 그나마 “맛”으로 먹을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가 몬스터다보니 (물론 그렇다고 2캔 이상 먹지 말것. 나는 2019년에 새벽부터 일을 해야 했던 상황에 전날의 피곤함을 이겨보겠다고 2캔을 마셨다가 정말 혼났다. 몬스터는 정말 하루 한캔만 먹어라) 몬스터 특유의 그 레몬과 멜론 사이에 있는 그 향과 맛이 나면서 대신 설탕의 끈덕졌던 그 느낌은 많이 줄어 있다. 이건 굉장히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솔직해지자. 우리는 분명 “제로 슈거”라 해도 에너지 드링크를 포함한 카페인 음료에 있어 칼로리를 생각한다고 에너지 드링크를 먹는 사람을 많이 못봤다. 오히려 에너지 드링크에 있는 설탕을 일종의 “연료”로 우리의 내일을 미리 끌어다 쓴다는 것이 문학적으로 더 정확한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몬스터 에너지 제로 슈거는, 일부러 거기에 “설탕이 아닌 감미료”를 써서 설탕이라는 연료가 없이 “순수한 카페인으로도 너의 내일을 미리 끌어다 쓸 수 있어” 라고 말해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면서 몬스터 에너지 특유의 그 묘한 맛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니.
물론, 이 음료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중간한” 존재라는 것이다. 몬스터 에너지를 다양하게 많이 먹는 사람들은 확실하게 몬스터 노멀 / 몬스터 울트라 로 양분이 되어 있다. 차라리 “저칼로리”를 먹지 “제로 슈거” 를 먹을 필요는 없다라는 논리인데, 그러기엔 몬스터 제로 슈거는, 포지션이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설탕이 빠진 만큼 분명 야근이나 밤샘을 위한 음료로는 한계가 있다. 노멀 몬스터는 (내가 2캔을 먹었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분명 “카페인과 설탕이 서로 으쌰으쌰” 해서 밤과 새벽을 뜬 눈으로 버티게 해준다는 감이 있었는데, 몬스터 제로는 카페인이 다 혈관에 녹고 그 일부가 이뇨작용으로 소화되어 버리면 급격하게 동력이 떨어져버린다. 그렇다고 설탕 내지 탄수화물이 많은 과자를 같이 먹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사실이다. 이러니 “에너지 드링크를 먹는 이유가 칼로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