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나이이즘> 인터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스페이스 살림' 블로그에 <나이이즘> 프로젝트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브런치에도 기사를 소개합니다 :)
지난 주말, 새롭게 시작을 알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 5명의 출연진이 출생년도와 띠를 말하며 출연진 간의 '서열'을 정리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웃프면서도 한국에서의 나이가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닌가 했어요. 근속년수나 나이가 늘어 감에 따라 지위가 올라가는 일, 또는 체계를 뜻하는 "연공서열", 이 서열의 기준이 되는 '나이'는 새삼 우리의 일상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또래집단 생활이 이루어지는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에서는 새 학기를 맞아 서로 처음 만난 대학생들끼리 '몇년 생'이라는 단어로 나이를 밝히고 나이에 따른 서열이 정해지죠. 이런 문화가 군대, 직장을 거쳐 점점 굳어질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회에서 나이라는 숫자가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나이가 주는 위계가 수평적 조직문화가 대두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한국의 나이주의 문화속에서 조금 다른 시각을 제안하는 '프로젝트 사_ _ _이'의 매거진 '나이이즘'을 알아볼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구 고령화, 노령화의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어왔죠. 이 영향으로 정책의 주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나이듦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최소 불혹을 지난 나이에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라든가,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 이모작을 응원하는 형식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전세대를 아우르는 나이이즘 매거진이 발행된다는 것이 반가운 소식이었는데요. 여기에는 여러 콘텐츠가 에세이, 칼럼, 인터뷰, 대담, 드로잉, 포토에세이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숫자로 보는 세대별 인생사, 탈코르셋, 비혼 라이프와 나이이즘이 추천해주는 영화와 책도 볼 수 있어요. 매거진 목차는 이렇게 구성되어있어요.
이런 내용들로 구성된 매거진을 만든 팀과 프로젝트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더 깊은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각자 본업을 가지고 있는 팀원들이 모여 ‘나이’를 주제로 매거진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나이이즘>은 지난 8월에 창간호를 발행했고, 4명의 에디터와 1명의 디자이너가 잡지를 만들고 있어요. 나이듦은 모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품고 있는 화두라고 생각해요. 나이듦을 다루는 잡지라고 하면 간혹 노년의 삶만 떠올리는 분들도 계신데, 나이듦이 고민인 건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거든요. 세대와 상황에 따라 나이듦에 대한 태도와 고민이 다를 뿐이죠. 원래 지인으로 알고 지내던 에디터 4명 역시 나이와 환경은 제각각이지만 다들 그런 고민을 안고 있었고, 우리 고민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한 게 <나이이즘>의 출발점이었어요.
매거진 <나이이즘>에서 추구하는 ‘나이문화’란 어떤것인가요?
우리 사회에서 ‘나이 문화’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실 거 같아요. 나이에 따른 서열문화가 강하고 ‘어린 사람=아랫사람’이라는 공식이 세워져 있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동시에 나이듦을 부정적으로 보고 늙음을 멸시하는 경향도 매우 강하고요. 20대는 취직을 해야 하고, 30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등 나이에 따른 인생 루트가 공식처럼 강요되는 문제도 있어요. 이런 문화 속에서는 젊으면 젊은 대로, 나이가 들면 드는 대로 자기 나이를 긍정할 수 없고, 다른 세대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저희는 나이듦을 주제로 한 ‘본격 나이 탐색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회적 나이와 그에 따른 잣대는 별로 중요치 않은 나이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한, 고령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잖아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나이 들면 어떻게 하지’ 등의 공포가 눈앞으로 다가와 있고요. 명쾌하게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나 혼자 잘 살고 잘 늙는 게 아니라, 함께 건강히 나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이이즘>이 그러한 나이문화를 만드는데 작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독립출판은 처음이라 모든 과정이 새로웠고, 기억에 남아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스페이스 살림’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도 그중 하나였어요. 인터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요(웃음). 저희는 아직 완성된 결과물을 낸 적 없는 신생 프로젝트팀이었고 지원사업 응모도 처음이라, 사실 경험이나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지원팀 발표가 났을 때 정말 놀랐어요. 나이듦을 화두로 한 잡지라는 콘셉트를 높게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 싶은데, 이후에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콘셉트가 좋고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이미 매체 인터뷰를 여러 번 해서 인터뷰를 꺼리던 인터뷰이가 잡지 취지가 좋다며 응해주시기도 했고, 잡지가 나오기도 전부터 SNS를 통해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기다려준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 반응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됐습니다.
매거진은 어떻게 어디에서 만날 수 있나요?
창간호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지원금을 통해 무가지로 제작했고, 현재는 배포가 종료된 상태예요. 잡지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브런치(brunch.co.kr/@forgetage)를 통해 일부 기사를 보실 수 있고, 서울 은평구의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대출도 가능합니다. 2호부터는 유가지로 판매할 예정이며,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에디터 모두 생업이 따로 있는지라 목표는 목표일 뿐 조금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발행 전 펀딩 사이트를 통해 선 예매를 받을 예정인데,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나이이즘> SNS 계정(인스타그램 @forgetage_/ 트위터 @forgetage_)을 팔로우하시면 <나이이즘>에 관한 소식을 가장 빠르게 만나실 수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호의 주제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조금 맛보기로 말씀해주신다면?
일은 모든 세대에게 중요한 화두잖아요. <나이이즘> 2호에서는 ‘나이와 일’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볼 생각이에요. 일에 대한 여러 세대의 고민부터 나이와 일에 관한 편견, 여성의 일자리 문제, 대안적 사례 등이 다양하게 실릴 예정이에요. 나이듦과 일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일의 진정한 의미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알차게 만들어보겠습니다.
※기사 원문_ https://blog.naver.com/space-salim/22138711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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