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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선 Nov 14. 2021

리더의 변덕스러움

'말 바꾸기'의 진실

예로부터 리더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되어왔다. 또한 뛰어난 리더십을 가졌어도, 탁월한 전문성이 있어도, 다양한 경험을 갖추었어도 일관성이 부족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배워왔다.


일관성이 중요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기는 일괄성을 유지하기에는 짧은 시간에 너무나 변화가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필자도 연차가 제법 쌓이면서 후배 직원들이 입사하기 시작했고, 말을 바꾼 경험이 꽤나 있으니 말이다.

'말을 바꾼다'는 것은 서로간 이해의 차이도 있겠지만 인생에서 '절대성'보다는 '상대성'을 가진 요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면,

"요즘 주 52시간 이상 일시키는 회사는 악덕기업이야. 요즘 누가 52시간 일을 시키나?"

"잠잘거 다 자고 남들이랑 똑같이 일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사람 있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질게 "


두 가지 발언은 언뜻 보면 상충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 두가지 발언이 시차를 두고 일어났다면 부하 직원들에게는 더욱 혼란스러움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 발언을 보면 둘다 맞는 말이다. 1번도 맞고, 2번도 맞는 말이다. 이래서 맥락(context)이라는 요소가 중요해지는데,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으면 맥락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리더들은 부하직원들과 평소 충분한 소통을 해 주어야 서로간 발전할 수 있는 관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팀쿡 애플 CEO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 “놀랄만한 말 바꾸기 선수(Flip-Flopperㆍ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쿡은 “잡스는 어떤 문제에 대해 매우 빠르게 입장을 바꿔서, 그 전날까지만 해도 180도 다른 입장을 취했었다는 것을 잊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쿡은 “나는 그런 것을 매일 봐왔다. 어떤 것을 바꾸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난 그것이 잡스의 능력(gift)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난 잡스가 그런 용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2년 헤럴드경제 기사 中-


위 사례에서 스티브잡스는 기존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리더의 덕목과는 상충되는 리더라고 볼 수 있으나, 전략이 아닌 전술의 관점에서 본인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한 리더라고도 볼 수 있겠다.


직장 상사가 때로는 너무 말을 자주 바꿔서 혼란스러운 경우 다음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 순간순간 생각의 변화가 아닌 내재된 가치관, 장기적인 목표의 변화가 잦은가? 그렇다면 리더의 책임이다.


 - 혼란스러움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지 못하는 문화에서 일하고 있는가? 그러다면 리더의 책임이다.


 - 말을 바꾸고, 이에 대한 뻔뻔한 태도를 유지하는가? 그렇다면 리더의 책임이다.


이외의 모든 경우에 대해서도 엄격하게는 리더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잘못된 판단을 바꾸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사일 것이다. 말을 나무 자주 바꾼 나머지 Flip-Flopper라는 소리를 들었던 스티브잡스처럼 본인의 직장상사는 어떤 타입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하는 상사는 특히 말을 자주 바꿀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기도 하다. 그들을 너무 야속하게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리더도 불완전한 존재이며 조직적인 도움 없이는 리더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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