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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하는 아빠 Dec 28. 2022

3. 엄마, 내일 아침밥 뭐야?

"내일 아침밥 뭐야?"

매일 밤 아이들이 자기 전에 물어보는 질문이다. 

정말로 하루도 안 빠지고 한다. 

엄마의 대답에 아들들이 잠자러 가는 

뒷모습이 달라진다. 

고기반찬이 있는 날이면 웃으며 후다닥 들어가고, 

싫어하는 국이 나오면 어깨를 푹 숙이고 들어간다. 

난 중, 고등학교 때 아침을 제대로 먹은 기억이 없다. 

어머니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침을 꼬박꼬박 드렸기에 밥은 늘 있었다. 

학교가 멀어서 밥 먹을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학교는 뛰면 5분, 걸으면 10분 거리였으니까. 

집 밥 외에는 먹을 게 별로 없던 시대였지만, 

엄마에게 밥이 뭔지 물어본 기억은 없다. 

때가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앞에 있는 밥을 먹으면 되었으니까. 

지금은 다르다. 

할아버지, 할머니 없이 네 명만 사는 우리 집. 

점심은 모두 학교 급식 먹고, 

저녁은 학원 때문에 각각 먹고, 

난 7시나 넘어 들어오니 

그나마 세명이라도 모여 함께 밥 먹을 일은 아침 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아침이란 

가족 모임의 다른 말이 아닐까? 

난 늘 가족과 함께 있었기에 밥이 뭔지 궁금할 필요가 없었지만, 

아이들은 가족과 있을 시간이 적기에 아침이라도 먹으며 

가족과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토요일 아침. 

아내는 아이들을 위해 떡국을 준비해 놓았다. 

사골 국물을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과 달리 아들들은 

육개장과 튀김우동을 하나씩 꺼내 온다.

온 가족이 모여 뜨거운 김을 호호 불며, 

오늘 점심으로 싸이 버거를 먹으니 많이 씩씩 대며,

저녁에 블랙아담을 보기로 했기에 하하 웃으며, 

그렇게 토요일 아침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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