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 집에서 말을 제일 많이 한다.
아들 말이 시끄럽지 않다.
듣고만 있어도 즐겁다.
우리 집에서 둘째 몸짓이 제일 크다.
몸을 비비 꼬며 원하는 걸 말하기도 하고
학원에서 문제가 안 풀리면
어깨가 땅에 떨어지듯이 푹 내리고 온다.
아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내 마음도 올라갔다 내려오고는 한다.
둘째와 함께 밥을 먹다 보면 즐겁다.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먹는 모습에,
먹기 싫어하는 버섯을 골라내는 작은 손에,
좋아하는 떡을 형한테 뺏기지 않기 위해
어묵 뒤에 숨겨놓은 잔머리에,
그런 둘째를 보면 숟가락이 잠시
공중에 떠 있고는 한다.
아침마다 출근할 때 아들 방에 간다.
둘째의 작은 발을 만진다.
둘째의 조그만 얼굴을 쓰다듬고,
삐쳐 올라간 머리를 내려주면서
중얼 거린다.
"그만 컸으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