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게임하거나 유튜브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눈을 보호한다고,
꼭 블루라이트 안경을 쓴다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쓰면 큰일 날 듯 주변을 샅샅이 뒤져서라도 꼭 쓴다.
둘째가 책을 볼 때는 내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가는데, 그 안경 쓰고 마인크래프트 하고
유튜브 볼 때는 나는 도끼눈이 된다.
시간은 확인하고 보는 건지, 나쁜 방송은 안 보는지 뒤에서 힐끔힐끔 쳐다도 본다.
동그란 안경은 둘째의 조그만 얼굴 반을 차지한다.
안경 쓴 둘째는 도라에몽의 노진구 같다.
도라에몽은 진구가 어려운 일이 있으면 4차원 주머니에서 신기한 물건들을
꺼내서 다 해결해 준다.
나도 한때는 둘째의 도라에몽이었다.
높은데 있는 물건도 내려주고, 책도 읽어주고, 페트병 뚜껑도 따주고, 고기도 조그맣게 잘라주고.
이젠 둘째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많아지니
점점 집에서 도라에몽이 할 일이 줄어든다.
도라에몽은 진구 옆에 영원히 있을 텐데, 나도 만화처럼 되고 싶은데...
어젯밤 둘째가 잠든 사이에 당근에서 문자가 왔다.
내 계정으로 만든 당근에 둘째가 팔려고 올려놓은 트랜스포머 크림슨에 대해
구매자가 이것저것 물어본다.
둘째와 구매자 사이에서 이것저것 전달해주면서 토요일에 팔기로 했다.
아직 둘째의 도라에몽으로 남아 있을 수 있어 좋다.
4차원 주머니는 없지만 아빠로서 해줄게 많다.
도라에몽과 비슷하게 생긴 김에 둘째의 도라에몽이 되련다.
그리고 민아, 학교 다닐 때는 이슬이 만나면 안 된다.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