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늘 멀리 있고, 찌든 삶은 우리들 몸 속 깊숙이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꿈틀되고 있다.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들 속에 짐짝처럼 내버 려진 우리의 일상들. 혹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시간은 그 누군가에겐 죽는 시간일 것이며, 어쩌면 살아있는 자들의 시간보다 죽어가는 자들의 시간이 더 많으리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 과연, 삶이란 무엇인가?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이 무거운 명제를 가볍게, 그렇지만 간과하지 않게 끔, 풍진의 하루라는 자연스런 일상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보고자 했다.
등장인물
이풍진 (남/38)이 시대를 대표하는 평범하고 소심한 샐러리맨.
연애도, 결혼도, 일도 늘 되는 일이 없는 10년째 만년 대리. 내 뜻대로 되 는 게 하나도 없는 세상, 이대로 살아야 되나?
정희망 (남/38) 풍진의 10년 지기 대학동창이자 직장동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풍진의 단짝 친구이며, 항상 밝고 긍정적인 성격 이다. 결혼1년차에 현재 아내가 임신 중이다.
나대로 (남/50) 풍진의 상사이며 과장.
다혈질적인 성격에 직장 안에서는 일명 미친개로 통한다. 늘 부장한테 깨 져, 대책 없는 부하 직원인 풍진이 때문에 머리 깨져,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다.
김미소 (여/37) 풍진의 첫사랑.
간암으로 남편을 일찍 잃어, 아들 미래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 외, 직장동료들, 택시운전사, 도주, 은행 강도, 앵커, 엄기자, 시민 등.
줄거리
- 풍진, 드디어 죽기로 결심하다!
A.M 8:40. 나대로에게 날마다 깨지는 것이 일상한 풍진. 오늘도 겨우 일어나 출 근 길을 재촉하는데, 쾅!!... 교통사고다. 눈앞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에 할 말을 잃어 버린 풍진.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 죽기로 결심하는데...
- 죽는 것도 내 맘대로 안 되네.
A.M 9:30. 풍진의 사무실은 결국 기획안으로 한바탕 난리다. 급기야 나대로 부장에게 심한 꾸지람을 듣고, 풍진은 빌딩을 뒤로 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 한강을 향해 가는데... 태클을 걸어오는 이가 있으니, 그는 풍진의 단짝 친구 희망.
- 땀내 나는 일상 속으로 가다.
A.M 11:30.밖은 그야말로 폭염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풍진.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과 끊임없이 부딪히는데... 급기야 시꺼먼 칼을 든 은행강도와 맞짱까지 뜨는 웃기는 시츄에이션이 펼쳐진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거리.
- 한강에서 첫사랑을 만나다.
P.M 2;00. 풍진. 드디어 한강에 풍덩!!! 몸을 던진다. 그러나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면, 풍진의 코앞에 한강에 빠져 허우적대는 어린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있는 힘을 다해 헤엄쳐 아이를 구하는데... 풍진을 향해오는 그녀, 풍진의 첫사랑이다.
- 사는 게 때론 죽는 것보다 괴롭다.
P.M 5:00. 풍진을 뒤로 하고 서류를 가지고 사무실로 온 희망. 나대로 희망을 보자, 끓는 화를 주채하지 못하고 폭발하는데, 그들 앞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 직장동료 김대리의 사망소식이다. 일순간 적막해진 분위기.
- 세상만사를 잊었으면, 희망이 족할까?
P.M 7:00. 나대로를피해한강 포장마차로 온 풍진과 희망. 술기운에 오늘 보낸 긴 하루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다시 삶의 희망을 안고 걸어가려 하는데... 소방차, 경찰차들의 요란한 싸이렌 소리가 그들 앞을 다급히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