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다는 것, 그리고 몸이 보내온 신호
나를 안다는 것은
'삶이 간결해진다는 것이다'
나이 먹는다는 것은
'내 삶이 어디쯤인지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청춘이 아니다.
내 에너지 충전 속도는 느려졌고,
소진 속도는 가속에 가속을 더하고 있으니,
소진과 충전 그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제 '완충'이란 초록 가득한 모습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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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간격으로 많이 아팠다.
처음 아팠던 날은 열흘 전 일요일이었다.
다른 날과 다름없이 아침을 먹고,
마트에서 장을 봤다.
점심도 집에서 맛있게 해 먹었다.
장보 온 걸로 다음 일주일치 먹거리를
만들 생각으로 식탁 위며 싱크대 위에
음식재료를 몽땅 늘어놓았다.
순서대로 재료를 손질하고 있는데,
갑자기 두통이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오한이 들었다.
몸살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군데도 남김없이 나를 강타했다.
늘어놓은 것들을 정리도 못 하고, 그대로 침대로 직행했다.
전기매트를 아무리 고온으로 올려도
손발을 지배하는 냉기는 가셔지질 않았다.
고통으로 잠도 오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타이레놀을 삼켰다.
증상으로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코로나 거나 최소 독감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아픈 것보다 당장 내일부터가 두려워졌다.
수험생일 딸과 내일 출근해야 할 남편에게 옮길까 무서웠다.
이래저래 서너 시간을 뒤척이는데
거실에 있던 남편이 들어왔다.
"나도 아픈데..."
평소 아픈 것에 둔한 남편도 드러누웠다.
나처럼 손발이 얼음장처럼 찼다.
똑같은 증상이었다.
그렇게 둘 다 일요일 오후 내내 앓았다.
저녁도 건너뛰고 누워있는데,
저녁 9시쯤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더니 호전되었다.
'이제 나았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나보다 몇 시간 늦게 증상이 나타난 신랑도 곧 나아졌고
다음날 출근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꼬박 12시간 넘게 앓고 나서,
거짓말처럼 말짱해졌다.
제일 답답한 것은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정말 모르겠더라.
그래도 괜찮아졌고, 딱히 후유증도 없어서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엊그제!
다른 날과 다름없이 일어나서
헬스클럽에 가서 열심히 뛰고,
웨이트로 했다.
그날 날씨는 3일이 넘게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였다.
(서울은 한파경보 중이었다.)
그리고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심하게 졸음이 몰려왔다.
온몸에 기운이 싹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냥 그 자리에 드러눕고만 싶었다.
근육통이 느껴졌다.
'오늘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한 걸까?'
하기 싫은데도 꾸역꾸역 트레드밀을 10km를 뛰고
무거운 다리로 스쾃을 했다.
일을 시작했는데 점점 심해졌다.
그때야 확실하게 느낌이 왔다.
열흘 전 증상과 똑같았다.
겁이 덜컥 났다.
7시 퇴근인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럭저럭 버티다가 퇴근은 할 수 있었다.
아프니 무식하게 먹을 걸로다가 이겨보려고
꾸역꾸역 먹었다.
그게 더 탈이 났다.
몸살에 오한에 두통에 체한 느낌까지 밤새 한숨도 못 잤다.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느껴졌다.
'아! 이제 살겠네!'
그렇게 또 거짓말처럼 나았다.
또 12시간 정도 앓았던 거 같다.
그게 바로 어저께 일이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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