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이라는 도시의 색감
평양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는 수채화다. 건물이 가지고 있는 수채화 같은 색감은 평양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를 만든다.
인스타그램과 구글 등에서 본 평양 건물들의 색깔 중 대표적인 색은 분홍이다. 분홍은 색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조사에서 '봄', '따뜻함', '달콤함' 등과 연관된다. '벚꽃', '무릉도원', '생명', '만남', '사랑', '행복감' 등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스에나가 타미오, <색채심리>, 예경)
북한은 도시계획을 통해 이 색깔을 의도적으로 입혔을까? 도시의 이미지라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따뜻함과 행복함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 도시계획 분야는 정부의 의도를 강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도시의 색감을 만들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평양의 도시계획'을 쓴 임동우 미국 보스턴 PRAUD 설계사무소 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회주의 도시에서) 신중히 계획된 마스터플랜 만이 도시의 난개발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노동계층을 위한 주거와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전재했다. 이런 개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평양이 현재의 모습을 만든 시점은 1960년대로 추정된다. 당시 주요도로가 확장되었고 고층 주거가 등장했다. 임 소장에 따르면, 당시 도시개발의 초점은 이념과 전쟁승리를 선전할 수 있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대규모 문화시설이 계획되었고 기념비와 광장들이 계획되었다. 외국인들을 위한 레저시설 들을 확충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였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채 도시계획적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빚어내는 기대감은 평양이라는 도시에 대한 탐구열망도 자극한다. 내 사진기로 저 평양의 조감도를 찍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북한의 도시계획가들에게 이 색감의 의도를 하나하나 물을 수 있게 될 날이 멀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