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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성원 May 09. 2018

카페가 많다고 노여워 말라

카페의 존재 이유

도시인들은 왜 카페를 찾는가. 이곳은 사실 어른들을 위한 쉼터다. 공공장소가 턱없이 부족한 도시인들은 이곳에서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다.

도시의 방랑자들이 잠시 쉴 수 있게, 겨울엔 따뜻한 히터가,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분다. 또 타인의 재잘거림은 혼자가 아니라는, 명징한 리얼리즘을 만들어내며 위로해준다.

또 이곳은 환상을 만들어준다. 어떤 곳은 모던하게, 또 어떤 곳은 빈티지를 강조하고, 집과 사무실보다 더 높은 천장 높이와 마음을 움직이는 인테리어는 도시인들을 쉴 수 있는 공간성을 부여해준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공간적 매력,  단조로운 일상에 메말라 있던 뇌는 그 속에서 비로소 숨쉴 수 있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음악은 평소 풀죽어 있던 청각적 감수성도 일깨워준다.

다시 말하지만 이곳은 결국 공공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어른들을 위한 공원이다. 이것이 바로 여유 없는 서울의 도시공간 속에서 카페가 갖는 의미다.

그래서 카페가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늘어나 너무 많다고 노여워 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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