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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성원 Sep 16. 2018

연남동에 문 연 꽃집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임차인 리포트

연남동은 임차인들의 각축장이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이곳은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몰리면서 생긴 높은 임대료는 자연히 임차인들의 높은 경쟁력을 필요로 한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가게는 수익성이 나지 않아 금새 문을 닫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치열한 공간에 최근 꽃집이 등장했다. 원래는 미용실이 있던 자리다. 미용실 위치로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꽤나 버텼다. 이미 홍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연남동 경의선숲길을 들어서는 입구 쪽에는 '메리 플라워'라는 작은 꽃집이 존재한다. 그런데, 연남동의 랜드마크라 할 만한 자리에 떡 하니 대형 꽃집이 들어섰다. 나는 처음 이 꽃집의 등장을 우려 섞인 눈빛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과연 잘 버틸까?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문을 연지 한 달 이내의 성적표는 가히 놀랍다. 사람들이 북적인다. 바로 옆 잔디 공원(경의선숲길)에는 이곳에서 꽃을 산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북적이는 꽃집을 보았는가

성공의 비밀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예쁜 인테리어. 역시 골목상권의 임차인은 예뻐야 한다. 예뻐야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끈다. 그리고 그 예쁜 인테리어가 길 바깥 쪽으로 완전히 오픈되어 있다. 접촉면적이 넓어 한 두 걸음 지나치려 하다가도 이내 발길을 붙잡히고 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포장'이다. 이 동네를 찾는 사람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잡아낸 센스로 2000~3500원 정도의 소포장으로 무장한 아름다운 작은 꽃다발은 손님들의 지갑을 손쉽게 열게 만든다. 경쟁은 생존권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혁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을 즐기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새로운 임차인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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