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방을 얻어 나가 살던 딸이 3박 4일을 집에서 보냈다.
자유롭게 살던 4개월.
늦게 들어와도, 늦게 자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시간이 편하고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새 직장 출근을 앞두자 몸살이 났다.
집에 와 며칠 푹 자고, 엄마 밥을 먹고, 다시 돌아갔다.
내보내고 나서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밥은 제대로 먹는지,
몸은 상하지 않는지.
혼자 살아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장을 보고, 밥을 짓고,
매일 끼니를 해결하는 일.
먹고사는 일은 생각보다 단단한 기술이다.
그러나 딸의 부은 얼굴을 보면 묻지 않아도 안다.
바깥 음식이 편하긴 해도 몸은 솔직하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도 스친다.
하지만 안다.
저 시간을 건너야 자기 삶이 된다는 걸.
넘어지고,
아파보고,
조금은 흔들려야
스스로 서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더 잡지 않았다.
“잘 가라, 밥 잘 챙겨 먹고....”
예전에는 쫓아다니며
위험해, 안 돼, 하던 엄마였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 내 역할은 대신 살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지켜보는 사람이다.
아이를 떠나보내고 나니
집 안에 조용한 빈자리가 생겼다.
50대는
아이들과 조금씩 헤어지기에
딱 좋은 나이인지도 모른다.
밀어내는 게 아니라,
이제는 놓아줄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내가 채운다.
아이들이 전부였던 시간은 지나갔다.
이제는 남편과 마주 앉는 저녁,
혼자 걷는 산책길,
조금 더 용기를 낸다면 혼자 떠나는 여행도 괜찮겠다.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부터 묻는 삶.
이제는 그렇게 살아도 되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