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고, 듣는 만큼 스며드는 것들

책과 클래식에서 얻은 통찰

by 은하수

책과 클래식이 가르쳐준 것들

요즘 나에게 새롭게 자리 잡은 습관 중 하나는 라디오에서 클래식 FM을 듣는 일이다.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은 DJ의 말이 적고, 곡의 길이가 길어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때 무척 유용하다. 덕분에 아침부터 오후까지 자연스럽게 클래식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끔 DJ의 멘트를 듣다 보면, 선곡을 신청하거나 사연을 보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클래식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이거나, 자녀가 클래식을 배우고 있는 부모님들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차분한 마음으로 클래식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표현한다는 것.

때로는 부부싸움 후 화해의 의미로 아름다운 곡을 신청하는 사연도 있어 미소짓게 만든다.


지금 흘러나오는 곡은 금관악기로 연주된 두 곡이 이어지고 있다. 선곡을 하신 분이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 그런지, 아침 공기와 어우러지는 섬세하고 따뜻한 선율이 더욱 인상적이다. (악기: 플루트)


음악을 듣는다는 것, 그리고 변화하는 취향

예전의 나는 아침마다 DJ 김영철의 라디오를 들으며 억지로라도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하지만 클래식을 듣기 시작하면서 억지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한때 클래식은 지루하고 딱딱한 음악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곡에 대한 설명과 악기의 특성을 알고 나니, 음악이 더 진지하게 다가왔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스며드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듣는 만큼, 이해하는 만큼 클래식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사랑한다"

이 말은 생태학자 최재천 박사가 자연을 바라보는 통찰에서 비롯된 문장으로, 우리에게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힘을 준다.

그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동물과 곤충을 연구하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요즘도 책을 집필하고 강연을 하며 동물 생태학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보고, 보는 만큼 사랑한다."

이 말은 단순히 자연뿐 아니라 우리 삶과도 깊이 연결되는 의미를 지닌다.


나이를 넘어, 새로운 시야가 열리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변화한다.

이제 클래식 음악이 더 섬세하게 들리고, 알게 된 만큼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독서를 통해 작가의 사상과 의식 세계를 탐험하고, 음식의 고유한 맛과 기능을 이해하며 건강한 식문화를 즐기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귀와 눈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새로운 연주처럼 기쁨을 준다.


어제의 나, 그리고 깨달음

어제,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도로가 너무 막혀 강의 시작 5분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평소라면 한 시간 남짓 걸릴 거리가 비 오는 출근 시간 탓에 한 시간 반이나 걸린 것이다.

이런 날은 미리 30분 이상 여유를 두고 출발했어야 했는데...

나는 순간, 내 시간을 내는 일을 손해 보는 일처럼 여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하게 운전하고 긴장한 상태로 강의실에 들어선다면, 강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진정성이 묻어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강사는 결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겠다.


클래식, 기본을 아는 음악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서는 클래식이 주는 안정감과 고요함을 느낄 틈조차 없다.

클래식이 세련되고 깊이 있는 이유는, 기본을 지키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에 맞게 편곡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악기 구성과 악보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라도 지휘자의 지휘 속에서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멋진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듯이...


기본을 아는 삶은 아름답다.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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