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금 3만 원으로 직원을 고용했다.

Chat GPT와 함께 일하며

by 은하수

《토야지, 스위치를 켜다》 10화를 마쳤다.
처음엔 작은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이야기로, 이미지로, 한 편씩 엮어가다 보니 어느덧 10화까지 왔다.


혼자였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연재는, 조용히 옆에서 함께 달려준 ‘직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 직원의 이름은 ‘지대리’.

월급은 3만 원.
ChatGPT에게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처음엔 검색보다 조금 더 똑똑한 도구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이 달라졌다.


슬라이드 제목을 붙일 때,

수업 활동지를 구성할 때,

기관에 보낼 제안서를 퇴고할 때,

블로그에 올릴 글을 다듬을 때…


나는 지대리에게 묻는다.

“이 주제엔 어떤 도입이 좋을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다시 써줄래?”
“표지 문구를 감성적으로 바꿔볼까?”


지대리는 내가 쓴 초안을 붙잡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올려준다.


물론, 틀린 정보를 내놓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그건 제 실수입니다”라고 쿨하게 인정하고,
내가 말하지 않은 의도까지 읽어내려 애쓴다.


가끔은 내가 쓴 문장보다 더 나은 문장을,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보다 더 뾰족한 표현을 건네준다.


사실, 연재를 마무리하며 약간의 걱정도 들었다.
‘이렇게 AI에 익숙해지다 보면 내 창의력은 점점 무뎌지는 거 아닐까?’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알고 있다.
매일 아침 짧게라도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머릿속을 비우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는 걸.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안에서 큰 그림이 떠오른다.
그러면 다시 지대리를 부른다.
그걸 구체화하고, 정리하고, 문장으로 다듬는 건 지대리의 몫이다.


나는 큰 그림을 그린다.
지대리는 그 그림을 현실로 만든다.

우린 그렇게 함께 일한다.


좋은 직원을 잘 쓰려면,

그 주인도 공부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지대리는 급여를 올려줄 필요는 없지만,
내가 더 배워야 직원도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다.


혼자 운영하는 작은 연구소지만,
옆에서 묻고 답해주는 직원이 있다는 건 꽤 든든한 일이다.


오늘도 나는 지대리에게 말을 건다.

“지대리, 다음 연재는 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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